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는 SK는 두산과 롯데 중 어느 팀을 응원할까. 당연히 쉬운 상대를 응원해야한다.
SK 이만수 감독은 어느 팀이 올라오면 좋겠냐는 질문에 "두 팀 다 어렵다"고 했다. 이 감독은 "롯데는 다이내믹한 타선이 좋다. 지금은 내리막이지만 정비를 해서 경기하면 굉장히 무서운 팀이다"라며 "특히 분위기가 살면 천하무적이다"라며 경계를 했다. 두산 역시 마찬가지. "두산은 마운드가 안정적이다. 조직력도 좋다. 빠른 주자들이 많아 상대 수비의 실책을 유발한다"고 한 이 감독은 "롯데는 창, 두산은 방패로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기록으로 보면 어떨까 했는데 마찬가지. SK와의 맞대결 기록으로 봤을 때도 두 팀 중 콕 집어 한 팀이 더 유리하다고 말하기가 애매하다. 맞대결 성적을 보면 두산과는 9승1무9패로 호각세를 보였고, 롯데와는 2경기를 남겨놓고 있지만 8승9패로 열세다.
이미지로는 SK 타자들은 두산보다는 롯데를 선호하고 투수들은 두산을 더 선호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SK는 두산전엔 경기당 3.84실점을 했고, 롯데전엔 3.94실점을 했다. 롯데에 점수를 조금 더 줬다. 그런데 안타는 두산에게 더 내줬다. 두산이 SK전에 타율 2할7푼3리로 SK 투수들의 공을 잘 때렸다. 두산은 병살이 29개로 많았다. SK 수비가 위기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뜻. 그러나 앞의 일을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두산 타선도 잠재적인 위험요소다. 롯데는 SK전에 타율 2할5푼9리를 기록해 시즌 평균(0.262)보다 낮았다. 그럼에도 두산과 비슷한 득점을 한 것은 집중력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
SK 타자들은 롯데전에 좋은 타격을 했다. 롯데전 타율이 2할7푼5리로 두산전의 2할4푼2리보다 훨씬 높았다. 그런데 롯데전에 경기당 득점은 3.47점으로 두산전의 3.89점보다 오히려 낮았다. 즉 롯데전엔 쉽게 공격을 하면서 찬스를 많이 잡고도 집중력이 부족했고 두산전엔 오히려 답답했지만 효율적인 공격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타자들의 선호도도 다를 듯. 최 정의 경우는 두산보다는 롯데가 좋다. 두산전엔 겨우 1할9푼2리에 불과했지만 롯데전엔 2할8푼4리에 5홈런, 14타점을 보였다. 반면 이호준은 두산이 반갑다. 두산전엔 타율 3할3푼3리에 3홈런, 15타점을 기록했고, 롯데전엔 타율 2할5푼에 2홈런, 3타점에 그쳤다.
투-타 기록에서 확실히 SK가 어느 한팀에게 잘했다고 할 수가 없다. SK의 바람은 어느 팀이든 5차전까지 해서 힘을 빼서 오는 것일 듯하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