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윤성효 감독의 얼굴에 또 미소가 번졌다.
수원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서울과의 2012년 K-리그 28라운드에서 전후반 각각 한 골씩을 넣은 라돈치치의 맹활약을 앞세워 2대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수원은 리그와 FA컵을 포함해 2010년 8월 28일(4대2 승)부터 이어온 서울전 연승 기록을 6경기째로 늘리는데 성공했다. 승점 51이 되면서 이날 인천 유나이티드와 비긴 울산 현대(승점 50)를 밀어내고 3위 자리에 복귀하는 겹경사도 맞았다.
이날 수원은 에벨톤C와 서정진, 오범석이 경고누적으로 빠지고, 곽광선과 정성룡이 부상하는 등 주전 11명 중 5명이 빠졌다. 경기 내용은 예상대로 어렵게 전개됐다. 후반 중반 이후 서울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숱한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전반 7분과 후반 36분 라돈치치가 각각 페널티킥과 문전 쇄도에 이은 왼발슛을 성공시키면서 완승에 성공했다. 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서울과의 라이벌전이 그동안 내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승리로 마무리를 했다. 선수들이 잘 해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라이벌전에서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결국 승리하는 이유는 그간 누적된 자신감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원정경기다보니 내용보다는 승리하는 쪽으로 치우치는 면이 있었다"면서 "썩 좋은 내용은 아니라고 보지만, 홈에서는 분명히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홈에서는 내용 있는 경기와 승리의 발판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규리그 두 경기를 모두 잡았지만, 아직 두 번의 맞대결이 남아 있다. 9월 15일부터 스플릿 시스템이 시작된다. 정규리그 성적에 따라 1~8위 팀이 A그룹, 9~16위 팀이 B그룹으로 나뉘게 된다. 리그 1위인 서울과 3위 수원은 사실상 A그룹 진입을 확정한 상태다. 이들은 홈앤드어웨이로 펼쳐질 A그룹 경기에서 다시 숨막히는 일전을 치르게 된다. 윤 감독도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 계속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의 히어로는 라돈치치였다. 6월 20일 서울과의 FA컵에서 부상하면서 한 달 넘게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복귀 후에도 한동안 골 감각을 살리지 못하면서 윤 감독의 속을 태웠다. 하지만 11일 상주 상무전에서 멀티골을 넣더니, 서울전에서 또 두 골을 몰아치면서 킬러 본능을 되살렸다. 윤 감독은 "(라돈치치가) 앞선 경기에서도 두 골을 넣어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였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들이 득점에 참여하지 못해 고전했었다. 라돈치치가 살아나면서 선두권으로 갈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