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26·하이트)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서희경은 25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월털루의 그레이 사일로 골프장(파72·635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마지막날 연장 세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우승 트로피에는 키스하지 못했다. 우승은 브리타니 랭(미국)이 차지했다. 지난 2010년 KIA클래식 우승 이후 모처럼 찾아온 우승 기회를 또다시 놓쳤다. 특히 연장전에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22·한화)과 연장 승부를 벌였지만 고배를 마셨다. 또 올 시즌 개막전인 ISPS 한다위민스 호주오픈에서도 연장전에서 패했다. 이번 대회까지 포함하면 총 세번에 연장에서 모두 고개를 떨궜다.
이번 대회 우승자인 랭은 지난 2006년 LPGA 투어에 데뷔, 그 동안 2위만 여섯 번을 기록하는 등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마침내 이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지긋지긋했던 2위 징크스를 날려보냈다.
서희경은 4라운드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쳐 랭, 박인비(24), 최운정(22·볼빅)과 동타를 이뤘다. 총 4명이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5)에서 계속된 1차 연장전에서는 최운정, 2차 연장전에서는 박인비가 버디를 잡지 못하고 파에 그쳐 탈락했다.
서희경은 연장 2차전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려 5m 거리의 이글을 노렸다. 이 퍼트가 들어갔다면 승부는 끝나는 상황. 하지만 공은 홀 바로 옆에 멈춰서는 바람에 버디에 만족했다. 랭 역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둘 만 남은 3차 연장전에서 서희경과 랭 모두 두 번째 샷이 짧아 볼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렸다. 서희경의 벙커샷은 홀 2m, 랭의 샷은 홀 1.5m에 떨어져 승부는 퍼트 싸움으로 이어졌다. 먼저 퍼트를 한 서희경의 볼은 홀을 살짝 외면했지만 랭의 버디퍼트는 홀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랭은 두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