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2012년 런던올림픽 3관왕을 약속했다.
볼트는 6월 초 영국 런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볼트는 "런던에서의 목표는 너무나 간단하다. 100m와 200m 그리고 400m 계주에서 내가 세운 올림픽 타이틀 방어다"라고 전했다.
올림픽을 강조한 이유는 올림픽 무대야말로 자신의 부활을 알릴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볼트는 "올림픽은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다. 전세계 스포츠팬들이 지켜본다"며 "나는 스포츠계의 신화로 남고 싶다. 런던올림픽에서 더 많은 금메달을 딴다면 육상계의 전설이 될 것이다"고 했다.
그동안 볼트를 향한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시작은 지난해 8월 대구였다. 볼트는 1년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아킬레스건 부상을 털어내고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왔다.
불운을 피하지 못했다. 2011년 8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00m 결선에서 부정출발로 실격했다. 사기저하를 피할 수 없었다. 200m에서 19초40으로 우승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계기록 19초19에 한참 못미쳤다. 400m 계주에서 역주하며 37초04의 세계기록을 이끌어낸 것에 만족해야했다.
대구 이후 볼트는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 허리 부상 루머가 돌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뛰지 못할 정도라는 얘기도 돌았다. 대구 한달 뒤인 9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14차 대회에서 9초 76으로 우승했지만 우려의 눈길은 가시지 않았다.
그로부터 9개월. 볼트는 여전히 트랙위를 달리고 있다. 기량도 많이 회복했다. 5월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3차대회 골든갈라 남자 100m에서 9초76으로 우승했다. 6월 초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5차대회 비슬렛게임즈에서도 9초79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구의 악몽을 완전히 털어냈다. 볼트의 올림픽 3관왕 약속이 허풍으로 들리지 않는 것도 올 시즌 보여준 기록 덕택이다.
부활의 원동력은 훈련이었다. 볼트는 "겨울동안 철저히 훈련했다.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스스로 세워놓은 목표에 충분히 도달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이어 "미신같은 것은 없다. 오로지 피나는 연습과, 재능, 훈련을 믿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을 믿는다"고 했다.
든든한 동반자도 있다. 볼트의 발에 꼭맞는 신발이다. 볼트는 이번 올림픽에서 푸마가 제작한 에보스피드 스프린트 LTD를 신고 뛴다. 오슬로에서부터 이 신발을 착용했다. 볼트는 "이 신발은 착용감이 훌륭한데다 무척 가볍다.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인 스피드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런던에 가면 올림픽 금메달 외에 또 다른 만남도 기대하고 있다. 바로 영국의 해리 왕자와의 재회다. 3월 둘은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만났다. 해리 왕자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 기념 영연방 순방행사였다. 50m 대결을 펼쳤다. 해리 왕자는 출발 총성이 울리기전 스타팅블록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볼트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의기양양한 해리 왕자는 볼트의 전매특허인 '번개 세리머니'를 연출했다.
볼트는 "해리 왕자와 만난 일은 더할나위 없는 경험이었다. 해리 왕자는 친서민적이고 재미있는 사람이었다"고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당시 행사가 끝난 뒤 내게 '런던에 오면 방문하겠다'고 했다. 아마 런던에서 또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고 재회를 기대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