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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패한 여자배구, 메달의 최대난적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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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최대의 적은 '부상'이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에도 적용되는 얘기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라이트 황연주(현대건설)는 오른손에 실금이 갔다. 회복까지 2~3주나 걸린다. 센터 정대영(GS칼텍스)은 9일 터키와의 2012년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차전에서 왼발목을 접질렸다. '월드스타' 김연경은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수술한 오른무릎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 터프한 유럽시즌을 치르고 제대로 쉬지 못해 체력도 많이 떨어졌다. 김 감독은 "요즘 누구랑 싸우는 꿈을 꿀 때마다 한 명씩 다친다. 내 기도가 부족해서 그런가. 더 열심히 기도를 해야겠다"며 농으로 한숨을 대신했다. 다행히 선수들의 부상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회복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자배구대표팀의 런던행 로드맵을 보면 부상을 안을 수밖에 없다. 여자배구는 지난달 19일부터 27일까지 런던올림픽 세계여자예선전을 치렀다. 런던행 티켓이 걸렸있는 대회이기 때문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 휴식이 필요했다. 그러나 쉴 틈이 없다. 6월 8일부터 7월 1일까지 그랑프리에 참가해야 한다. 중국(포산)과 일본(오사카) 원정을 떠나야 한다.

그랑프리에 참가하는 팀들의 사정은 똑같다. 이미 세계예선전으로 녹초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휴식없이 출전하는 대회는 부상을 당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 각국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랑프리와 남자부 월드리그는 올림픽을 치르는 해에는 불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된 공문이 국제배구연맹에 전달될 전망이다. 부상 뿐만 아니라 대회의 질도 떨어진다. 국가의 자존심이 걸려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팀들이 휴식 개념으로 대회에 참가하다보니 1.5군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 부상 선수들은 치료를 하기 위해 아예 경기장에도 보이지 않는다. 1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한국-일본의 그랑프리 3차전만 봐도 그렇다. 배구 팬들은 김연경 황연주 등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피로누적으로 부상으로 벤치를 지키거나 치료차 벤치에 앉지도 못했다.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에이스 사코다 사오리와 야마구치 마이 등 주전 멤버들을 3세트부터 내보냈다. 이들을 대신해 나온 선수들의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결국 일본에 세트스코어 1대3으로 패하고 말았다. 부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