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성배의 입이 큼지막하게 벌어졌다. 경기 전 팬들로부터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받아들어서다. 재밌는건 보통 프로선수들이 여성팬들에게 아기자기한 선물을 받는 것에 반해 김성배는 '남동생' 팬들에게 선물을 받았다는 것. 그래도 김성배는 "너무 감사하다.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
김성배는 10일 부산 KIA전을 앞두고 경기장 앞에서 기다리던 남성팬들에게 커다란 선물상자를 받았다. 상자 안에는 옷, 면도기 등 생활용품부터 홍삼, 배즙, 음료수, 샌드위치 등이 가득히 담겨있었다. 말그대로 '종합선물세트'였다.
김성배가 선물을 받은 사연은 이랬다. 김성배가 지난 6일 열렸던 대전 한화전에서 김태균과 사구로 인한 실랑이를 벌이며 화제가 됐다. 이 때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롯데 팬들이 이 사건으로 마음 고생을 하고 있을 김성배를 위해 모금 운동을 벌였다. 선물 공세로 김성배의 사기를 북돋아 주자는 취지였다.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모금액이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팬 커뮤니티 대표들이 이 돈으로 김성배를 위한 선물을 푸짐하게 준비했고 이날 경기를 앞두고 직접 건네줄 수 있었다.
선물의 양이 너무 많아 구단 직원의 도움으로 차에 선물을 실은 김성배는 "너무 감사하다. 솔직히 이런 큰 선물에 부담도 되지만 책임감도 느껴진다. 앞으로도 롯데를 위해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며 기뻐했다. 지난 2005년 두산 시절 선물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팬들에게 받은 선물이라고도 덧붙였다.
재미있는 것은 팬들이 샌드위치 포장지에 적은 문구였다. 그 곳에는 '형이 좋은걸 어떡해' '지금 남자가 보낸거라고 무시하냐?'라는 재밌는 문구가 있었다. 김성배가 한 인터뷰에서 남성팬들의 뜨거운 성원 메시지에 "못들을걸로 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발단이 됐단다. 김성배는 남성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좋아해주시는 건 좋지만 사랑은 사절하겠다"는 재치있는 답변을 내놨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