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에서 생산된 수입 위스키의 국내 소비자가격이 수입가격의 5.1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가격도 평균 36% 비쌌다.
지난해 7월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내렸음에도 위스키 평균 수입가격은 오히려 0.23% 상승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EU산 수입 위스키 74종의 유통구조, 수입, 판매점별 가격, 외국 판매가격, FTA 전후 가격 동향 등을 조사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스카치위스키 15종을 종합한 결과 수입업체는 100㎖당 평균 2664원에 위스키를 들여와 유통업체에 8376원을 받고 넘긴다. 유통업체는 소비자에게 1만3501원에 판매했다. 소비자가격에서 수입가격을 뺀 수입업체와 유통업체의 유통수입이 1만837원이었다. 유통수입 배분율은 수입업체 52.71%, 유통업체 47.29%로 수입업체가 많았다.
수입가격에 관세, 주세, 교육세 등 각종 세금과 운임·보험료가 반영된 점과 물류비용 등 각종 비용을 고려해도 소비자 가격과 수입가격 차이는 무려 5.1배였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수입업체 대부분이 외국 제조사의 국내 지사로 제품유통에 독점력을 갖고 있고 유통단계에서 가격을 높게 책정해 이윤을 많이 얻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관세가 20%에서 15%로 낮아졌음에도 작년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의 평균 수입가격은 1.41% 상승했다. 유럽 현지의 위스키 원액 가격 인상이 주원인으로 알려졌다. 제품별로는 조니워커 골드(4.61%), 윈저 12년(4%), J&B JET 12년(2.98%), 킹덤 위스키(2.19%) 등 6개 제품의 소비자가격 상승률이 수입가격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발렌타인 17년(-9.65%)·12년(-8.07%), 임페리얼 12년(-6.19%) 등 4개 제품은 가격이 내렸다. 우리나라와 영국, 미국, 일본 등 2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는 위스키 18개 제품의 평균 소비자가격(세금수준 미고려)은 국내 가격을 100으로 볼 때 영국 68.59, 미국 73.19, 일본 78.75로 우리나라가 평균 36% 높았다.
국내 판매점별 100㎖당 평균 가격은 백화점 1만5130원, 주류전문점 1만4555원, 대형마트 1만3772원으로 대형마트가 가장 쌌다. 하지만, 제품별로 최대 가격 차 26.9%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