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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플롭샷으로 우승컵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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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7·미국)가 통산 73승을 달성했다.

우즈는 4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장(파72·7265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3월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시즌 2승째다. 개인 통산 73승을 달성한 우즈는 이번 대회 호스트인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보유하고 있는 PGA 투어 역대 최다승 2위와 타이를 이뤘다. 샘 스니드(미국)가 보유중인 최다승(82승)에 9승을 남겨뒀다.

이날 압권은 16번홀(파3)에서 벌어졌다. 15번홀에서 이글 퍼트에 실패한 우즈는 버디로 1타를 줄였다. 선두 로리 사바티니(남아공)를 1타까지 추격했다. 16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온 우즈는 핀까지 거리가 201야드였지만 뒷바람을 감안해 8번 아이언을 꺼내들었다. 티샷은 아쉽게도 그린을 넘어 러프에 떨어졌다. 위기였다. 핀까지 거리는 15m. 내리막인데다 볼은 러프에 잠겨 있었다. 게다가 그린 뒷쪽은 워터헤저드가 도사리고 있었다. 우즈는 주변을 살펴본 뒤 60도 웨지를 선택했다. 클럽 페이스를 완전히 열어 지면과 평행이 되게 만들었다. 플롭샷을 하기 위해서였다. 클럽페이스를 부드럽게 빠져나간 볼은 붕 떠서 그린 입구에 떨어진 뒤 홀쪽으로 굴러갔다. 속도가 떨어진 볼은 홀컵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즈는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와 함께 포효했다. 갤러리도 환호했다. 파 세이브에 만족할만한 상황에서 버디를 낚아 챈 우즈는 우승을 직감했다.

현장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니클라우스는 "지금까지 내가 본 샷 중에 가장 믿을 수가 없고 배짱이 두둑한 샷이다. 샷이 짧았다면 상황은 끝났다. 샷이 길었어도 대회는 끝났을 것이다. 그런데 우즈는 홀(컵)에 그대로 집어 넣었다"고 극찬했다. 경기 후 우즈는 이 샷에 대해 "라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안쪽으로 잘라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샷을 한 것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플롭샷은 그린 주변에 장애물이 있을때 구사하는 샷이다. 하지만 자칫 실수를 할 경우 큰 재앙이 일어날 수 있는 샷이다. 이날 우즈는 역사상 손꼽힐만큼 플롭샷으로 우승을 품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