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황재균의 스퀴즈번트가 화제다.
황재균은 30일 LG전서 멋진 스퀴즈번트를 댔다. 1-2로 쫓아간 4회말 1사 1,3루서 3구째 투수와 3루 사이로 번트를 댔고, LG 투수 주키치가 글러브로 홈에 토스하려했으나 실패하며 동점 내야안타가 됐다. 초구에도 스퀴즈번트를 댔다가 파울이 됐는데 다시 재도전해 성공했고, 양승호 감독의 뚝심으로 만들어낸 번트가 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황재균과 전준우가 서로 짜고 한 작전이었다고. 양승호 감독은 31일 "초구 스퀴즈번트는 사인을 냈었다. 투수의 수비가 좋은 편이 아니었고, 3루주자(전준우)의 발이 빨라 가능했던 작전"이라면서도 "하지만 나중에 재균이가 댄 번트는 사인을 낸게 아니다. 아무래도 요즘 잘 안맞다보니 득점을 위해 스스로 댄 것 같다"고 했다. 또 "덕분에 내가 명장이란 말을 들었다"며 웃었다.
손아섭이 그 번트의 원작자라고 나섰다. 타격훈련을 마치고 들어가던 손아섭은 양 감독의 얘기를 들었는지 감독에게 오더니 "감독님 어제 재균이형 번트가 사실은 제가 말해준 겁니다"라고 했다. 사연은 이랬다. 지난 25일 잠실 두산전서 7회 무사 만루 때 황재균이 2루수앞 병살타를 쳤다. 손아섭은 그 때 황재균에게 조언을 했었다고. 손아섭은 "제가 재균이형한테 '형에게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게 주제넘을 수도 있지만 그럴 때는 1루쪽으로 번트를 대는게 낫지 않습니까. 타점도 올리고 좋잖아요'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다음날 니퍼트가 던질 때 1,3루서 진짜로 번트를 대더라고요. 그리고 어제도 댔죠"라며 자신의 공임을 밝혔다.
누가 그 번트의 주인공이든지 중요한 것은 그 번트가 성공했고, 그래서 롯데가 승리했고, 팀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는 것이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