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생활요? 정말 좋아요." 결혼 6개월째를 맞은 배우 김효진(28)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2월 배우 유지태(36)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남편 얘기를 하는 내내 행복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아직도 실감은 안 나지만 결혼하니까 연애할 때 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오빠의 단점은 하나도 안 보여요. '저런 멋진 면이 있었나', '저런 자상한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좋은 점만 보여요."
또 결혼 후 평범하고 작은 일들에도 행복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같이 화분을 하나 사서 가꾸고 같이 밥먹고, 설거지 하는 것 처럼 작은 일들을 같이 하니까 너무너무 좋아요. 결혼을 하고 나서 배우로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분명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김효진은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제6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돈의 맛'으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칸 선배'이기도 한 남편이 조언을 해줬다고 했다. 유지태는 지난 2004년 '올드보이'로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오빠가 갔을 땐 못 즐겼다고 하더라고요. 긴장되겠지만 즐기고 오라고 했어요.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나 감독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에 참석한다는 것이 굉장히 영광스러운 것 같아요."
세계적인 영화제의 레드카펫에 서는 만큼 어떤 드레스를 입을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어떤 드레스를 입을지 못 정했어요. 이게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아요. 협찬을 해주겠다는 브랜드는 굉장히 많은데 어떤 게 저한테 제일 잘 어울리고 제 장점을 부각시켜줄 수 있는지 고민 중이에요. 평생에 한 번일 수도 있는데다가 전세계에서 사진이 찍히는 건데 한국 배우로서 멋있게 보여야 되잖아요."
17일 개봉하는 '돈의 맛'은 돈의 맛에 중독된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하녀'의 임상수가 메가폰을 잡은 작품. 김효진은 매혹적인 이혼녀 윤나미 역을 맡았다. "제목의 임팩트가 굉장히 강한데다가 임상수 감독을 좋아해서 처음부터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었다"는 그녀는 이번 영화를 통해 롤모델이 생겼다고 말했다. 바로 배우 윤여정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같이 작품을 해봤는데 굉장히 멋있으세요. 카메라만 들이대도 배우의 얼굴이 나오시는 것 같아요. 젊을 땐 아무리 노력해도 얻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으세요. 정말 다양하게 도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보다 오히려 더 젊은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김효진은 이번 영화 출연과 칸 진출이 자신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저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 이미지보다는 패셔니스타란 수식어가 더 익숙한 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 역할은 안 어울릴 것이다'란 생각 때문에 한정된 역할만 들어오고요. 이제 작품도 좀 더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고요, 폭넓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