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자동차경주팀을 이끄는 류시원(EXR팀106) 감독겸 선수가 연예인 후배 카레이서에게 덕담을 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류시원은 지난 5일 국내 간판 자동차경주대회 '2012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개막전이 열린 전남 영암 F1서킷에서 김진표(쉐보레 레이싱)와 이화선(CJ 레이싱)을 높이 평가하고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류 감독은 "김진표와 이화선 두 후배는 카레이싱에 미친 사람들"이라며 "연예인이라고 연습량이 적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선수들보다 연습을 더 하면 더했지 결코 적지 않다"고 열정을 높이 샀다.
그러면서 "카레이싱을 사랑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부분에 있어 두 후배를 인정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화선은 겁 없이 잘 타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며 "그녀만의 독특한 레이싱주법이 있는데 이것을 버린다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훌륭한 카레이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김진표는 쉐보레 레이싱이라는 훌륭한 팀에 잘 들어가 제대로 배우고 있다. 다만 시합때 보면 항상 경주차를 한계까지 몰고 간다. 여우같은 전략과 가끔 과격한 레이싱은 개선할 부분"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류 감독은 연예인들의 카레이싱 활동에 대한 열정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 카레이싱계에서 연예인이라는 존재는 미운오리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며 "하지만 연예인 드라이버들 스스로가 이러한 선입견을 의식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경우 카레이싱은 취미생활이 아닌 엄연한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임한다"며 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경기날 방해가 된다면 팬들의 사인도 정중하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만 카레이싱 자체를 즐기지 않는다면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 또 연예인 드라이버에 대한 선입견을 이기는 방법은 결국 좋은 성적을 내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류시원(EXR팀106), 김진표(쉐보레 레이싱), 이화선(CJ 레이싱)선수 인터뷰 전문.
Q. 드라이버로서 감독으로서 올시즌 경기에 임하는 전략과 각오 한마디씩 한다면.
류시원 : 원메이크 경기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네시스 쿠페(3800cc)전 2년연속 종합챔피언을 배출하고 나니 새로운 도전과 목표가 필요했다. 올해부터 엑스타GT(2000cc, 터보장착) 클래스에 나선 이유는 쉐보레팀이 6연패에 도전한다는 기사를 보고 "그래? 내가 한 번 막아봐?"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0cc 우승팀 쉐보레와 3800cc 우승팀 EXR팀106이 맞대결한다면 재밌는 경기가 되기 때문이다. 올시즌 목표는 당연히 쉐보레 꺽고 종합우승이다.
이제 감독으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개인적인 목표는 드라이버 류시원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류시원이 빨라졌다" "잘 탄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요즘 초심으로 돌아가 데이터 분석은 물론 코너별 공략 등을 분석하며 실력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김진표 :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역시 팀의 6연패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팀에 들어와서 첫 해에 종합 3위, 지난해 종합 2위를 했는데 올시즌은 이재우 감독겸 선수를 뛰어 넘어 시즌 챔피언을 거머쥐고 싶다. 하지만 올해 쉽지 않을거 같다. 강력한 우승후보 팀106이 가세해 개인욕심은 버리고 팀우승에 최선을 다하고 자 한다. 예전부터 쉐보레를 저지할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하기를 바랬는데 막상 팀106과 경쟁하게 되니 평소보다 더 긴장하고 준비도 더 많이 하게 된다.
이화선 : 올해부터 CJ레이싱팀에서 뛰게 돼 너무 기쁘다. 20대 대부분의 시간을 카레이싱과 함께 했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입상도 하며 완주율도 높았다. 최근 2~3년간의 프로리그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다. 치열한 경쟁에서 성적을 내야한다는 조바심이 앞서 페이스 조절을 잘 못한 것 같다. 올해는 카레이싱을 즐기는 마음으로 시즌 끝까지 가져가고 싶다.
Q. 최근 연예인 드라이버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이화선 : 카레이싱 세계에서는 나를 연예인으로 보지 않는다. 처음 레이싱을 시작할 때부터 기존 선수들과 어울리는 법과 기본 매너를 배웠다. 레이싱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팀과 선수들이 함께 한다. 다른 선수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오래 버티기 힘들다.
김진표 : 연예인 레이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들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팀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연예인을 선수로 영입하게 된다. 그러나 연예계 생활을 하듯이 카레이서 생활을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여기선 누구도 자신을 돌봐주지 않는다.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전쟁터같은 곳이기 때문에 연예계 생활 패턴을 가지고 하려 한다면 적응하기 힘들다. 반대로 성적이 잘 나온다면 어느 팀에서라도 데려가고 싶은 선수가 된다.
류시원 : 두 선수가 이야기 했듯이 연예인이라는 존재가 미운오리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연예인 드라이버들 스스로가 이러한 선입견을 의식해서는 안 된다. 내 경우, 이 것도 엄연히 나의 비지니스이기 때문에 드라마 스케쥴도 빼고 왔다. 취미 생활이 아닌 나의 사업이고 일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경기에 방해가 된다면 팬들의 사인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레이싱 자체를 즐기지 않는다면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 결국은 마인드 차이다. 그리고 연예인 드라이버에 대한 선입견을 이기는 방법은 결국 성적 뿐이라고 생각한다.
Q. 카레이서로서 서로의 장단점을 얘기 해달라.
이화선 : 김진표 선수는 무서운 사람이다. 무언가에 꽂히면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하나부터 열까지 그의 노력을오 얻어낸 결과이다. 김진표 선수를 보러 가면 항상 노트북을 들고 데이버 분석을 하고 있다.
류시원 감독은 반전이 있는 사람이다. 처음에는 깐깐하고 까다로운 사람일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털털하고 남자답다. 레이싱이나 연예계 문제, 개인적인 일에 대해 조언도 많이 해주고 고민도 잘 들어준다. 인생의 스승이자 선배같은 존재이다. 보기에는 류시원 감독이 섬세하고 세심할 것 같지만 오히려 김진표 선수가 더 꼼꼼하고 섬세하다.
김진표 : 이화선 선수는 매력이 많다. 가장 큰 매력은 겁이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가끔 레이스 중 한계를 넘어 전복사고가 나기도 한다. 한 번은 이화선 선수 옆자리에 탔다가 내려달라고 한 적이 있다. 그녀의 가장 큰 단점은 겁없이 달리다 한번의 실수로 경기를 망칠때가 있다.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
류시원 감독은 한국모터스포츠계에서 큰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팀을 운영하는 오너로서도 자리를 잡았지만 지난 2년간 드라이버로서도 엄청 빨라졌다. 비지니스적인 면으로는 여우 같으면서도 성적도 잘 유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인데, 다른 사람들이 해내지 못하는 일을 척척해낸다. 주변의 보기 힘든 유형의 사람이라 부럽다. 한국모터스포츠계에 굵직한 선을 남길 사람이다.
류시원 : 김진표 선수와 이화선 선수는 내가 인정하는 카레이싱에 미친 사람들이다. 연예인이라고 연습량이 적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선수들보다 연습을 더 하면 더했지 결코 적지 않다. 차를 사랑하고 열심히 하는 부분에 있어 두 선수를 인정한다.
이화선 선수는 겁 없이 잘 타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마인드 컨트롤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녀만의 독특한 레이싱주법이 있는데 이것을 버리고 좀 더 스킬을 키운다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
김진표 선수는 좋은 팀에 들어간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의 단점은 레이싱에서 항상 풀로 달린다는 것이다. 경기를 하다보면 전략상 여우같은 면이 필요한데 이러한 부분이 부족하다. 그리고 가끔 과격하게 레이싱을 할 때가 있는데 개선할 부분이다.
/전남 영암=지피코리아 정은지 대학생기자(경기대) joungeunji@nate.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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