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을 하려고 하다가 그냥 공을 보내더라고. 내가 잘했다고 칭찬해줬지."
두산 김진욱 감독은 외야 수비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이종욱을 칭찬한 얘기를 꺼냈다. 다이빙캐치를 하려다가 하지 않고 공을 펜스까지 보내 2루타로 만들어 준 것에 대해 칭찬을 했단는 것이다.
수비수가 상대 타자의 타구를 잡지 않고 안타를 만들어준 것이 어떻게 칭찬의 소재가 될까.
김 감독이 말한 상황은 지난 17일 잠실 삼성전이었다. 4회초 선두타자 이승엽이 친 좌중간의 큰 타구를 이종욱이 다이빙캐치를 하려다가 순간 포기하고 2루타를 줬다. 당시 영상을 보면 이종욱이 다이빙캐치를 시도했다면 잡을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팬들이 보기엔 선수의 투지가 실종됐다고 볼 수도 있는 장면.
그러나 김 감독은 수비나 공격이나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만약 그 상황이 1점차의 중요한 승부를 결정짓는 장면이라면 시도해 보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라고 한 김 감독은 "그러나 그때는 점수차가 많이 난 상태였고, 이종욱의 몸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다. 그땐 이종욱이 다이빙캐치를 안하는 것이 옳은 행동이었다"라고 했다.
그날 경기는 두산이 1회말에만 8점을 내며 일찌감치 승부가 난 경기였다. 결국 두산이 9대1로 승리를 챙겼다.
특히 외야수비에서는 공을 쫓다가 펜스에 부딪히거나 다이빙캐치를 하다가 다칠 수도 있고, 선수들끼리 부딪히는 경우도 있다. 김 감독은 외야수비는 특히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했다. 무조건 공을 쫓아서 잡으려 하면 안된다. 상황에 맞게 승부를 걸어야할 타임에서는 공을 쫓아가야하지만 아닐 때는 일찌감치 공 쫓는 것을 포기하고 펜스플레이를 해야하기도 한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를 해야하는게 선수들의 의무다. 그러나 최선은 상황에 맞게 플레이를 하는 것이지 무조건은 아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