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K-리그 시도민구단의 운명이 걸린 해다.
내년부터 시행될 K-리그 승강제에 맞춰 처음으로 강등되는 팀이 결정된다. 강등팀은 성공적인 2부리그 정착의 첨병 역할을 맡아야 한다. 그러나 1부리그의 단 꿀을 먹고 싶은 것이 당연지사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7개 시도민구단 중 한 팀이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했다. 이를 악 물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겨울을 보냈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했다. 선수들은 당당한 K-리거로 남기 위해 눈에 불을 켰다.
4월 넷째 주 스포츠토토와 함께하는 2012년 스포츠조선 프로축구 선수랭킹은 시도민구단 선수들의 활약상에 주목했다. 이들의 활약여부에 따라 시도민구단의 운명이 엇갈린다. 선수랭킹은 선수 활약 뿐만 아니라 구단의 현 상황까지 점검할 수 있는 척도가 될 만하다. 현재 시도민구단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인 팀은 광주다. 승점 13으로 유일하게 한 자릿수 순위(8위)를 기록 중이다. '비빔밥 축구'를 앞세워 리그 초반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를 달렸다. 잠시나마 선두 자리를 밟아보며 단꿈을 꾸기도 했다. 이런 광주를 이끌고 있는 것은 공격수 주앙파울로(24·브라질)다. 올 시즌 9경기에 나서 4골3도움의 맹활약을 했다. 22일 성남전에서는 팀 동료 복이(25·몬테네그로)의 두 번째 골을 돕는 크로스를 기록했다. 팀은 패배했지만, 10점(선발 출전 5점, 도움 5점)을 추가하면서 134점을 기록했다. 시도민구단 선수 1위다. 전체 4위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다. 개인기와 스피드, 패스 및 골 결정력, 친화력 어느 하나 빼놓을게 없는 선수다. 지난해 신생팀 광주에 몸을 담고 '코리안 드림'을 이루고자 달렸다. 매달 월급 중 일부를 떼어 고향에 보내 가난한 축구 유망주들의 꿈을 후원하는 '기부천사'이기도 하다.
2위는 강원의 주장 김은중(33)이 차지했다. 총점 125점으로 전체 6위다. 21일 부산전에서 5점(선발 출전 5점)을 추가했다. 올 시즌 '꼴찌 강원'의 구심점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군에 입대한 '득점기계' 김영후(29)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9라운드까지 전경기에 나서 5골로 시도민구단 킬러 중 가장 높은 적중율을 보이고 있다. 김은중의 골이 곧 강원의 승리였다. 골을 넣은 세 경기서 강원은 3승을 올렸다.
경남 공격수 까이끼(25)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최진한 감독이 영입한 야심작인 까이끼는 9경기 3골3도움으로 제 몫을 다 해주고 있다. 21일 수원전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며 무승부에 일조했다. 8점(선발출전 5점, 무승부 3점)을 추가해 114점으로 박현범(25·수원)과 함께 공동 10위에 랭크됐다. 4위는 주앙파울로의 단짝이자 K-리그 최장신(2m2) 공격수 복이다. 107점으로 21위다. 대구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마테우스(23·브라질)가 5위(107점·전체 24위)에 올랐으며, 강원 미드필더 시마다(30·일본·전체 32위·94점)와 인천 공격수 설기현(33·전체 34위·93점)이 뒤를 이었다. 생존의 절박함을 안고 대장정의 길에 오른 시도민구단에 이들의 활약은 더없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기업구단 선수 중에서는 제주 공격수 산토스(27·브라질)가 167점으로 서울 미드필더 몰리나(32·콜롬비아·165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산토스는 올해 스포츠조선 프로축구 선수랭킹이 시작된 이후 4주째 1위를 지키고 있던 몰리나를 제치고 전체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산토스가 21일 서울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뜨리며 20점(선발 출전 5점, 무승부 3점, 동점골 10점, MVP 2점)을 추가한데 반해, 몰리나는 14점(선발 출전 5점, 무승부 3점, 도움 5점, 공격형 미드필더 무승부 가산점 1점)을 얻는데 그치며 순위가 바뀌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