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테이블세터가 떴다.
두산은 시즌초 1-2번 듀오 이종욱과 정수빈을 앞세워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두 선수가 앞에서 찬스를 만들고 중심타선이 불러들이는 방식이 연일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23일 현재 이종욱은 타율 3할1푼에 7득점, 정수빈은 타율 3할9푼5리에 8득점을 기록중이다. 합계 성적은 타율 3할5푼에 15득점. 8개팀 테이블세터 가운데 득점은 2위, 타율은 1위다.
이날까지 치른 11경기에서 이종욱은 모두 톱타자로 선발출전했고, 정수빈은 2번타자로 5차례 선발로 나갔다. 상대가 왼손 선발을 낼 때 임재철 손시헌 등이 2번타자로 나서기는 하지만, 정수빈이 주전이라고 보면 된다.
김진욱 감독은 전지훈련 때부터 이종욱-정수빈 듀오를 테이블세터로 생각하고 있었다. 두 선수 모두 시범경기 부진을 벗고 정규시즌 들어 타격감을 찾았다. 두 선수 모두 발이 빠르니 출루를 하게 되면 상대 배터리는 힘들어진다. 두산은 이들 덕분에 빠른 주자를 놓고 다양한 작전을 펼치는 공격 방식을 쉽게 택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선수의 발야구는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는 않았다. 이날 현재 도루가 이종욱 1개, 정수빈이 3개다. 김현수-김동주-최준석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의 타격감이 좋기 때문에 시즌 초부터 굳이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
이들의 활약상은 찬스에서도 돋보인다. 타점수만 봐도 이종욱 6개, 정수빈 4개로 팀공헌도가 작지 않다. 하위 타순에서 찬스를 만들어주면 '해결사'로 돌변한다. 정수빈의 경우 2루타 3개, 3루타 1개를 터뜨리며 5할2푼6리의 장타율로 이 부문 팀내 1위를 기록중이다.
이종욱은 지난 19일 잠실 삼성전서 도루 1개를 추가, 두산 역대 개인통산 최다인 233도루를 기록했다. 무릎이 성치 않은 가운데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의 톱타자로 활약했다. 정수빈은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으로 나섰고, 올해 주전 2번타자로 승격해 활약도를 높이고 있다. 테이블세터가 안정적인 팀은 확실히 공격 방식이 다양하다. 두산의 시즌초 공격 스타일이 그렇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