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남자들이 득세했다. 하지만 최근 그 경향이 바뀌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가장 먼저 이끈 것은 역시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이하 K팝스타)다. 'K팝스타'의 우승자는 이미 여성으로 결정됐다. 파이널 무대에 오른 이들이 박지민과 이하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K팝스타'는 방송 내내 여성 참가자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을 보였다. 톱2 이외에도 백아연 이미쉘 김나윤 이정미 등이 관심을 모았지만 남성 출연자 중에서는 이승훈 박제형 정도만이 눈길을 끌었다.
KBS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2)에서도 여성 가수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불후의 명곡2'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가수는 역시 알리라고 할 수 있다. 무명에 가깝던 알리는 '불후의 명곡2'에서 놀라운 노래 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알리에게 바톤을 이어받아 에일리가 활약을 펼치고 있다.
Mnet '보이스 코리아'에서도 여성 참가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지난 20일 방송에서도 유성은이 '비나리'를 특유의 소울 감각으로 불러 화제를 모았고 강미진, 하예나, 우혜미 등도 결승 무대에 바짝 다가갔다. 심지어 탈락한 장은아까지 장근석과 친분이 있다는 것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반면 남성 출연자들 중에서는 허각의 쌍둥이 형 허공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화제성을 가진 참가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tvN '슈퍼디바 2012'(이하 슈디)는 이런 트렌드에 맞춰 아예 여성만 참가할 수 있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세계 최초 주부 오디션'을 표방한 '슈디'에서도 성상납 요구를 받은 사실을 고백한 이은지 그리고 손담비 가희와 '에스 블러쉬'라는 그룹으로 활동한 바 있는 윤진이 노래 실력 뿐 아니라 화제성까지 겸비해 시청자들을 모으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는 화제의 중심에 남자가 서있었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가장 화제를 뿌린 가수는 임재범과 김범수였다. Mnet '슈퍼스타K'는 시즌3까지 오면서 우승자가 모두 남자 일색이었다. 그외에도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SBS '기적의 오디션' 등도 모두 남자 우승자를 배출했다. tvN '코리아 갓 탤런트' 정도가 여성이 트로피를 들었지만 화제성이 떨어졌다는 평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들의 활발한 활약이 눈에 띄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성별이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그동안 남자들이 득세하던 트렌드가 최근 조금 바뀌고 있다"며 "그동안 남자들이 득세하던 서바이벌에 식상해진 제작진들이 여성들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귀띔했다. 때문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여초(女超) 현상은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