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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줄어든 V-리그 시상식 속 깨알같은 재미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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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승부조작의 몸살을 앓은 프로배구. 그 어느 시즌보다 열기가 뜨거웠던 터라 이번 파문은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상처의 골은 깊지 않았다. 다행히 팬들의 관심은 우려했던 것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재빠른 자정 노력 덕분이었다. 이 노력은 22일 올시즌 막을 내리는 장소에서도 이어졌다.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시상식이었다. 한국배구연맹은 시상식 규모를 대폭 줄였다. 인기가수들의 축하공연은 없었다. 그동안 호텔급 연회장에서 열렸던 장소도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옮겼다. 승부조작에도 배구를 저버리지 않은 팬들을 초청해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 호흡은 대성공이었다. 이날 시상식은 평일 오후 2시에 진행됐음에도 1000여명의 팬들이 몰렸다.

화려한 볼거리를 대신해 선수들이 직접 나섰다. 첫 번째 축하공연에선 KBS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과 함께 LIG손해보험 레프트 김보균이 합동공연을 펼쳤다. 김보균은 멋진 랩과 김요한-이경석 LIG손해보험 감독의 이름을 붙인 배구공을 때리는 용감한 행동(?)을 보였다. 두 번째 축하공연에선 남녀부 일부 구단 20명의 선수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뷰티풀 드리머'와 아름다운 세상 등 2곡을 아름다운 하모니에 맞춰 불렀다.

하이라이트는 선수들의 애장품 경매와 팬 사인회였다. 남자부 한선수(대한항공) 김요한(LIG손해보험) 문성민(현대캐피탈), 여자부 황연주(현대건설) 한송이(GS칼텍스) 황민경(도로공사) 등 '배구계 꽃미남·미녀들'이 참여했다. 가장 팬들에게 인기를 모은 것은 한선수의 애장품이었다. 아이돌그굽 빅뱅 멤버인 지드래곤의 헤드셋이 30만원에 팬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김요한의 시계는 18만원에 낙찰됐다. 마지막으로 팬들이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으면서 행사가 막을 내렸다. 희비가 교차한 올시즌 마지막 배구 행사의 모습은 조촐하게 마무리됐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정규리그 MVP는 외국인선수 가빈(삼성화재)과 몬타뇨(KGC인삼공사)에게 돌아갔다. 생애 한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은 최홍석(드림식스)과 박정아(IBK기업은행)에게 돌아갔다. 우승감독상은 삼성화재의 프로 통산 6번째 우승을 일군 신치용 감독이 수상했다. 공로상은 임태희 대한배구협회장이, KOVO 마케팅상은 박상설 연맹 총장이 받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