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뛰더니 이젠 좋은 일까지 하더라고. 양준혁한테 많이 배웠지."
양준혁 야구재단이 지난 21일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 체육회관에서 '피망 멘토리 야구단' 창단식을 가졌다. 멘토리 야구단은 양준혁 야구재단에서 운영하는 다문화 가정 자녀 및 소외 계층 어린이 대상 유소년 야구단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1기 창단식을 가졌고, 성남에서 2기가 출발하게 됐다. 창단식에는 총감독을 맡아 선수들을 지도할 김응용 전 삼성라이온즈 사상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 전 사장은 창단식이 끝난 뒤 "양준혁이 해달라고 하는데 힘 닿는데까지 도와줘야지"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최근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본인 소유의 땅 3000평(약 1만 ㎡)에 유소년을 위한 리틀 야구장을 건립을 추진중이다. 김 전 사장은 이에 대해 "마땅한 데가 없다고 곤란하다 해서 내가 짓겠다 했다. 부지가 더 넓으면 좋았을텐데…"라고 말했다. 자신의 선행을 야구인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해태와 삼성에서 통산 10차례 우승을 맛본 김 전 사장은 프로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야구단 사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젠 유소년 야구로 눈을 돌리는 등 현역에서 물러나고도 야구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김 전 사장은 "선수부터 감독까지 평생 야구만 해왔다. 난 양준혁처럼 못하니 뒤에서라도 도움이 돼야지"라고 했다. 이어 옆에 있는 양준혁 이사장을 바라보며 "오히려 내가 양준혁에게 많이 배운다. 감독 시절에도 준혁이가 매번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고 느끼는 게 많았다. 은퇴하고 좋은 일을 하는 데서 한 수 더 배웠다"며 미소지었다.
양 이사장은 "내 평생의 스승인 감독님과 함께 하게 되서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감독님을 모시고 좋은 일 있으면 항상 함께 하겠다"고 했다. 또한 그는 "전국 8도에 야구단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처음엔 소박한 마음으로 야구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돈 걱정없이 야구할 수 있게 해주는데서 시작했다. 이젠 야구라는 스포츠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게 돼 내가 더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