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에도 강력한 세이브왕 후보는 삼성 오승환이다.
지난해 47세이브를 올리며 삼성의 우승을 이끈 오승환은 변함없는 구위와 컨디션으로 시즌을 맞았다. 오승환과 함께 붙박이 마무리로 신뢰를 받고 있는 투수는 넥센 손승락이다. 손승락은 지난 2010년 세이브왕을 차지한 바 있다. 이들의 아성에 외국인 선수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무려 3명의 외국인 선수가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지난 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다 숫자다.
LG 리즈, 두산 프록터, 한화 바티스타가 그들이다. 이들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위력적인 공을 뿌렸던 투수들이다. 리즈는 2007~2009년 볼티모어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통산 6승8패 평균자책점 7.50을 기록했다. 프록터는 리즈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하다. 2006~2007년 뉴욕 양키스에서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 앞에서 셋업맨으로 뛰며 명성을 쌓았다. 바티스타는 2004~2010년까지 볼티모어, 캔자스시티, 콜로라도, 디트로이트,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에서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150㎞를 웃도는 빠른 볼을 주무기로 삼는다는 것이다. 리즈의 경우 메이저리그 시절 161㎞의 강속구를 뿌린 적이 있고, 지난해 LG에 입단해 150㎞대 후반의 무시무시한 직구로 국내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프록터 역시 지난 8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국내 무대에 데뷔해 150㎞의 강속구를 앞세워 세이브를 기록했다. 바티스타는 지난해 마무리로 뛰면서 어느 정도 국내 무대에 적응된 상태. 150㎞대 직구와 140㎞대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는 스타일로 마무리 투수로는 손색없은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컨트롤은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하다. 리즈는 지난 8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1안타, 1볼넷으로 2점을 줬다.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는 제구력이었다. 프록터는 8일 넥센전에서 2점차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동안 1안타, 1볼넷으로 주자를 2명이나 내보낸 뒤 가까스로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올렸다. 역시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바티스타는 올시즌 아직 등판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여전히 제구력에서는 완벽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강속구 투수는 제구력이 다소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요소가 있다. 그러나 리드 상황에서 등판한 이들을 바라보는 감독들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빠른 볼의 강점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송곳 제구력을 갖추게 된다면 오승환과 뜨거운 세이브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청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