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프로야구가 7일 개막합니다. 올해는 박찬호 김태균(이상 한화) 이승엽(삼성) 김병현(넥센) 등 해외파들이 대거 돌아오고 팀간 전력이 평준화돼 더욱 흥미로운 레이스가 전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출범후 31번째 시즌, 프로야구는 관중 700만명 돌파를 목표로 명실공히 최고의 황금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야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정규시즌 오픈을 맞이해 스포츠조선은 여러분께 작은 약속 한가지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써왔던 일부 야구용어를 실제 개념에 맞게 새롭게 정의하고, 제대로 된 표현을 쓰겠다는 약속입니다. 작고 사소한 것부터 바로 잡는 노력을 해야 큰 물결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스포츠조선이 '야구판 애정남'의 역할을 자처함으로써 프로야구 관련 기사의 질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볼카운트 1-2→2B1S
올해부터는 또 각 구장 전광판의 볼카운트 표시 순서가 바뀝니다. 즉, 스트라이크(S)-볼(B)-아웃(O)의 배열이 B-S-O로 변경됩니다. 인천 문학구장 전광판은 이미 시범경기때 B-S-O로 순서를 바꿨습니다. 과거 일본야구의 영향으로 스트라이크를 앞세워 표기해 왔습니다만 전광판 표기방법 변경에 맞춰 기사를 작성할 때 볼카운트 표기법 역시 B와 S의 순서로 하겠습니다. 종전 1-2(원스트라이크 투볼)은 2B1S, 2-1(투스트라이크 원볼)은 1B2S로 표기합니다. 초기에는 혼돈의 소지가 있겠지만, 자주 접할수록 익숙해질 것입니다.
▶방어율→평균자책점
방어율의 영어 표현인 'Earned Runs Average'는 투수가 한 경기(9이닝)에서 내주는 자책점의 평균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방어율 3.45는 한 경기에서 완투했을 때 평균 3.45의 자책점을 기록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3.45는 자연수와 소수가 결합된 수학적 평균의 의미이기 때문에 비율의 개념인 '방어율'이라는 표현은 사실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에 스포츠조선은 올시즌부터 방어율 대신 '평균자책점'으로 용어를 통일하고자 합니다.
▶3.2이닝→3⅔이닝
이닝 표시에도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2이닝 또는 3이닝 등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선발투수가 4회 2사후 강판될 때처럼 자연수 이하의 표현이 필요할 때는 3⅔이닝이라고 써야 맞습니다. 일부에서는 3.2이닝이라고도 쓰는데, 이는 3.8이닝 또는 3.5이닝도 존재할 수 있다는 혼돈의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런 식의 표현은 쓰는 사람이 좀더 간편해지기 위한 일종의 편법입니다. 분수로 표현해야 정확한 이닝수의 개념을 정립할 수 있습니다.
▶용병→외국인선수
프로야구의 외국인선수를 흔히 '용병'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돈을 받고 군복무를 대신하는 군인'란 뜻의 용병이란 말은 너무 삭막하고 전투적인 표현입니다. 어떤 가치관이나 신념 보다는 돈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선수라는 개념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는 프로야구의 근본 취지에도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프로야구 뿐 아니라 축구 농구 배구 등 모든 종목에서 용병 대신 외국인선수라는 표현을 사용하겠습니다.
▶옵션→보너스
스토브리그에서 자주 접하는 '옵션'이라는 단어도 올바르게 사용돼야 합니다. 원래 옵션은 '선택'의 의미입니다. 즉 계약 연장 혹은 포기를 결정하는 권리를 구단 또는 선수가 가지고 있을 때 옵션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예를 들어 '2+1'계약이면, 계약기간 2년은 보장하되 3년째 계약은 구단 또는 선수가 선택하도록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옵션을 보너스의 의미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선수 계약서에 성적에 따라 플러스 옵션, 마이너스 옵션을 적용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것은 엄격히 말하면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단순히 인센티브 또는 보너스라는 단어를 쓰는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