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이 컴백한다.
2001년 1집 '트루 이미지 오브 뉴'로 데뷔했을 당시 오션은 '한국의 웨스트라이프'란 찬사를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뛰어난 음악성에 꽃미남 외모까지 갖춘 이들의 등장에 가요계는 환호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멤버들의 군입대와 탈퇴, 소속사 문제 등으로 2006년 부득이하게 해체를 맞게 됐다. 이후 카인은 정우성 이정재 등과 쇼핑몰 사업을 펼쳤고, 현재는 김치 사업을 운영하며 성공한 CEO로 입지를 다졌다. 로이는 오션 해체 후 현역 입대한 뒤 드라마 '쾌걸춘향' '히트' '동이' 등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에 매진했다. 이현 역시 뮤지컬과 연극에서 활약해왔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가수로서는 힘든 시기였다. 카인은 "3집 활동이 끝난 뒤가 고비였다. 다시 멤버들과 음악을 하고 싶은데 상황은 안되고 시간만 지나갔다. 각자 하던 일도 있어서 어떻게 보면 위기였다. '이렇게 끝나나? 음악을 다시 할 수 없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결국 이현이 솔로로 음반을 낸 뒤 황성현, 우일과 힘을 합쳐 3인조 오션으로 컴백했다. 비록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오션'이란 이름은 연명한 셈이다. 이현은 "마음은 비웠지만 비참했다. 하지만 오션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좋은 음악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카인 형도 '잘했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아픔을 이겨낸 이들은 재기의 의지를 다졌다. 이미 가정을 꾸린 황성환과 다른 소속사에 둥지를 튼 우일은 함께 하지 못했지만, 응원을 전해줬다. 대신 모델 및 보컬 트레이너 경력이 있는 보석과 틴탑, 손호영 등의 음반을 프로듀싱한 렌이 합류했다. 기존 멤버들과 화합을 이루면서도 실력있는 멤버를 뽑기 위해 까다로운 심사를 한 결과, 예전부터 친분이 있던 두 사람이 함께하게 됐다는 설명.
파란만장한 세월을 겪어내며 다시 돌아온 만큼 최근 가요계 트렌드가 아이돌그룹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해도 두려움은 없다. 오히려 티아라 샤이니 등 후배 그룹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 이현은 "샤이니를 보면 뿌듯하다. 우리가 하고 싶었지만 (외부의 반대로) 못했던 걸 하는 느낌이다. 샤이니 뿐 아니라 요즘 아이돌그룹을 보면 정말 실력이 좋다. 'K-POP의 경지가 여기까지 올라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칭찬했다.
오션은 새 앨범 '리버스' 타이틀곡 '빠삐용'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빠삐용'은 물만난물고기와 버클리 음대 출신 이유진의 합작품으로 강렬한 일렉트로닉 팝댄스곡이다. 'R&B 발라드 그룹'이란 이미지가 강했던 오션에게 있어서는 파격적인 시도다. 이들은 "오션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팬덤이 형성돼 있는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활동도 전개한다. 이미 4월 31일 하루나이 공연에 게스트로 초청된 것은 물론,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오션은 "예전엔 경쟁 의식도 강했고, 정말 치열했다. 하지만 지금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장르를 떠나 사람들이 '오션의 노래는 다 좋다'는 인식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