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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범수 "청룡영화상 MC, 사실 땀이 쭉쭉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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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범수(42)가 류승범-김옥빈과 호흡을 맞춘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로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다. 지난 13일 종영한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개성 넘치는 캐릭터 유방 역으로 인기몰이를 한 직후다. 이범수는 "코믹 오락 영화이지만 소모적인 말장난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도 있고 짜임새 있는 영화"라고 '시체가 돌아왔다'를 소개했다.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만든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은 없다"는 그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청룡영화상 MC, 땀이 쭉쭉 나"

이범수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청룡영화상 시상식의 MC를 맡았다. 배우 김혜수와 찰떡호흡을 자랑했다. 매끄러운 진행이 돋보였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어 "사실 하나의 도전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MC에요. 생방송으로 청룡영화상 MC를 하면 땀이 쭉쭉 납니다. 정신을 못차려요. 많은 사람들이 '잘하잖아', '잘할 것 같은데'라고 하는데 한 번도 배워보지 못한 분야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거죠."

그는 "처음엔 잘하진 못하겠지만, 대본을 읽는다고 생각하자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전문 MC 못지않다"는 주변 사람들의 칭찬에도 엄살 아닌 엄살을 떠는 이범수. 그러나 올해 말 열리는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도 그를 볼 수 있을 듯하다. 이범수는 "스스로 기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저는 한 번도 포기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삶의 일관성이 있다고 할까요? 잘리지 않는 한 저 스스로 그만두는 일은 없거든요. 하하"

▶"미녀 통역사 아내 얻은 비법은…."

이범수의 아내는 미녀 통역사로 유명한 이윤진씨(29)다. 최근엔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영어 수업을 통해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결혼했다.

"아내와 아기와 노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는 이범수에게 "요즘 아내가 더 인기인 것 같다"고 하자 "(아내가) 재주가 많다"며 웃었다. 또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아내를 얻을 수 있는 비법"에 대해선 "복이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진정성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연애할 때부터 저는 연예인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진심으로 대했거든요. 사실 연애할 때 아내가 놀란 적이 많았어요. 연예인이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유별나지 않다고요. 길거리를 다니면 '이렇게 막 다녀도 되냐?'고 하고,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면 '여기서 마셔도 되냐?'고 하는 식이었죠."

그러면서 연애 시절 아내와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졸업 후에도 모교인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에 가끔 가거든요. 제 땀이 배 있는 곳이니까요. 한 번은 아내와 같이 가기로 했어요. 비가 조금 오는 날이었는데 가기 전에 제가 먹을 걸 사기로 했죠. 전 그냥 생수와 조청 과자를 사왔어요. 아무 생각 없이 평소에 제가 먹던 걸로요. 그런데 아내가 나중에 너무 놀랐고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특별히 예민하지도 않고 여자를 안 만나본 사람처럼 자기 좋아하는 것만 사왔으니까요."

▶"현빈의 연기 스승된 사연은"

이범수는 대학 시절 연기 서클을 통해 배우로서의 꿈을 키웠다. 서클의 초대 회장이었던 그는 후배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그 후배들 중 한 명이 바로 지금은 톱스타가 된 현빈이다.

"대학 4학년 때였어요. 저는 연기에 대한 연구와 고민들을 즐겨 했거든요. 수업 시간 이외에 머리를 맞대고 연기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었죠. 초대 회장이다 보니 제가 후배들을 가르쳐야 했어요."

졸업 직후엔 입시학원 강사로도 일했다. 하정우 김강우 김동완 등이 그를 거쳐 간 스타들이다. 또 지난해 방영된 SBS '기적의 오디션'에서 배우 지망생들을 지도했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를 가르치려고 한 일은 아니다"고 했다.

"연기를 좋아하고 연기 분야에 대해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저 또한 신선한 자극을 받고 싶었어요. 저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신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 모습을 추스를 수도 있으니까요."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배우 이범수가 다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미식가는 음식을 가리지 않거든요. 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목적지를 가리지 않죠. 저 또한 배우를 천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뭐든 다 하고 싶어요. 특히 최근엔 정말 흠뻑 빠져서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무슨 역할인지 딱 떠오르진 않지만, 광적으로 에너지를 폭발하고 실컷 외치고 열연할 수 있는 캐릭터였으면 좋겠어요."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