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경 한 번 시켜줘야지."
오는 30일 금요일은 말그대로 '황금데이'가 될 전망이다.
올시즌 시범경기가 종착점을 향해 달리는 가운데 최고의 장면이 연출된다.
양대 메이저리그 출신 '복귀파'인 박찬호(한화)와 김병현(넥센)이 나란히 출격해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게 생겼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특유의 입담으로 박찬호의 선발 출격을 암시했다.
"박찬호가 그래도 여기 인천까지 올라왔는데 온 김에 서울구경 한 번 시켜줘야겠다."
한 감독이 말한 서울구경은 29, 30일 이틀간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시범경기에 출격시킨다는 의미다.
한 감독은 "박찬호의 등판 일정은 비밀에 부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박찬호가 정확하게 언제 출전할지는 궁금증으로 남겼다.
하지만 한화 구단 측에 확인한 결과 양 훈이 29일 LG전에 등판하라는 명령을 받고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박찬호는 30일 등판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또다른 메이저리그 출신 김병현이 부산 롯데전에 출격할 예정이다.
박찬호는 지난 21일 청주 롯데전에 시범경기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다소 부진했다. 이날 박찬호는 3⅓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 안타 6개를 허용했고 4실점을 했다.
지난 14일 SK 와이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2⅔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박찬호는 두 경기 연속 제기량을 보여주는데 실패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무실점 행진으로 든든한 기대감을 안겨줬던 박찬호다. 이번 시범경기 마지막 실전 테스트를 통해 한국 입성 이후 딱히 빛을 발하지 못했던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
여기에 김병현도 뜻깊은 출전을 하게 된다. 박찬호 김태균 이승엽 등 올시즌에 복귀한 해외파들이 모두 시범경기에 나서고 있는 반면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병현이다.
그동안 시뮬레이션과 라이브 피칭 등으로 훈련만 해왔으니 이번에 '맛'을 보여줄 때가 된 것이다.
양대 거물급 투수가 장소는 다르지만 나란히 선발 출격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변수가 있다. 30일은 비가 예보돼 있는 상황이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김병현을 스케줄대로 출전시키겠지만 그 사이 갑자기 안 좋으면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