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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적절한 시기에 병역 이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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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을 피할 생각이 없다. 이것은 내가 아스널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10일 박주영(27·아스널)이 영국 주간지 데일리스타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박주영은 지난해 8월 이적 시장 종료 직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에 입단했다. 당초 프랑스 리그1 릴과 거의 협상 마무리 단계에 있었지만, 돌연 런던으로 행선지를 바꿨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과 나눈 직접적인 통화가 계기가 됐다. 박주영은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했다. 병역 이행을 위해 유럽을 떠나기 전 아스널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생각이었다. 당시 박주영은 "병역 의무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내가 아스널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2년 뒤 유럽 생활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입장에서 아스널은 환상적인 팀이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유럽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동안 학업 등의 이유로 병역을 연장했지만, 아스널과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2014년 12월 이후 병역을 이행하겠다는 뜻이 강했다. 그러나 인터뷰 말미에 박주영은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뭔가 흥미로운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박주영의 말대로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병역 연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박주영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DSL의 이성희 변호사는 16일 "박주영이 모나코 국왕으로부터 10년 장기체류자격을 부여 받아 현역 병역법시행령에 따라 2022년 12월 31일까지 병역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2011년 8월 초 병무청에 국외이주 사유 국외여행기간연장허가원을 제출하여 병무청으로부터 8월 29일자로 국외여행기간 연장 허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박주영은 아스널 및 유럽 무대 활약의 걸림돌이었던 병역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2008년 9월 AS모나코로 이적하면서 맺은 모나코와의 인연이 주효했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월드컵 등을 통해서만 병역 연기가 가능한 줄로 알고 있던 박주영은 지난해 7월 한 법무법인에 의뢰한 자문을 통해 영주권 제도가 없는 모나코에서 장기체류자격을 획득하면 병역 연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소식을 들은 모나코 왕실은 박주영에 혼쾌히 장기체류자격을 부여했다. 박주영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모나코의 주포로 뛰며 팀에 헌신한 부분이 인정됐다. 당시 박주영이 이적 문제에 맞물려 있던 상황도 고려가 됐다. 대부분의 구단이 박주영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병역 문제 때문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에 모나코 구단 입장에서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모나코 왕실은 모나코 구단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병역 연장 사실이 공개된 것은 모나코와 아스널 간의 이적료 협상 때문이었다. 이 변호사는 "아스널이 박주영을 완전 영입했으나, 최근까지 모나코와 이적료 협상을 끝내지 못했다. 때문에 모나코 측에서 이적료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 문제를 모든 상황이 마무리 된 이후에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양 구단 간 이적료 합의가 끝났기 때문에 공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주영의 이적료는 8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은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병역을 회피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적절한 시기에 반드시 병역을 이행할 생각"이라면서 "앞으로 한국축구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선수생활을 할 예정"이라고 다짐했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