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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승부조작]'분위기 좋았는데 안타깝다'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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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축구의 뿌리를 흔든 승부조작의 망령이 프로배구에도 뻗치자 배구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전직 배구선수 염모씨(30)와 브로커 강모씨(29)는 2009~2010시즌 V-리그 당시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8일 구속됐다.

이미 배구계는 최근 염씨가 경찰에 연행될 때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마음을 졸이던 배구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V-리그 흥행에 찬물을 끼얹은 것에 안타까워했다.

신춘삼 KEPCO 감독은 "내가 지난해 승부조작 방지 교육을 시켰다. 그러나 축구계에서 오염된 것이 배구계에선 정화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신 감독은 "이번 사건으로 잘 나가던 선수단 분위기가 깨질 수 있다. 선수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한번 얘기했을 뿐 섣불리 개인적으로 면담하기에는 부담스럽다"고 했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승부를 조작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배구는 축구, 농구보다 승부조작이 쉽지 않다고 봤다. 주전선수가 리듬을 찾지 못할 때는 감독이 바로 교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도 지금에서 보면 임시방편일 뿐이었다. 리베로와 세터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면 아무런 의심없이 당했을 것이다. 우리도 선수들을 불러 면담을 좀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춘표 대한배구협회 전무이사는 계속된 배구계 악재에 혀를 내둘렀다. 이 전무는 "최근 우리 배구계가 억대 횡령 혐의 구속과 승부조작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악재가 계속 쌓인다. 분위기가 좋았던 V-리그계에 찬물을 끼얹어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여자팀 관계자들도 한숨만 내쉬고 있다.

김필수 KGC인삼공사 사무국장은 "여자선수들은 사실 고등학교에서 갓 올라와서 돈에 대한 유혹이 크지 않다. 남자선수들이 가장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지난해 예방교육을 받을 때도 여자선수들은 승부조작의 내용도 모르고 있더라. 그러나 방심하고 있을 수 없다. 인삼공사는 강사를 불러 승부조작 방지 교육을 펼치고 있다. 또 선수들이 개인 정보 공유에 동의해 어느 사이트를 가입해도 알 수 있게끔 조치했다"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