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잠실구장 마운드에 선 박명환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LG의 2012년 첫 훈련이 진행된 10일 잠실구장. 이날은 비시즌 기간 훈련량에 대한 평가와 스프링캠프 멤버 최종 확정을 위한 체력테스트가 진행됐다. 고참급 선수들이라고 예외는 없었다. 재활로 인해 정상적으로 뛸 수 없는 선수들과 사이판에서 개인훈련중인 봉중근을 제외하고는 모두 참가했다. 하지만 베테랑 투수 1명이 보이지 않았다. 바로 박명환(35)이다.
박명환은 올시즌에는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비시즌 동안 재활 및 보강훈련에 매진했다. 하지만 허리에 통증이 와 이날 테스트에서 빠졌다. 스프링캠프를 단 5일 남긴 상황. 사실상 스프링캠프 합류는 어려워졌다.
김기태 감독 역시 이날 체력테스트를 총괄한 김용일 트레이닝코치에게 박명환의 불참 소식을 들은 뒤 "그럼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한명 더 빠졌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박명환은 2006시즌을 마친 뒤 FA(자유계약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FA 투수 최고액인 4년 40억원(계약금 18억원, 연봉 5억원, 인센티브 2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적 첫 해 10승6패 방어율 3.19를 기록한 뒤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2008년 6월 오른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고 재활해 2010시즌에 성공적으로 복귀하나 싶었지만, 시즌 막판 또다시 어깨 통증이 도졌다. 지난해에는 아예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고, 2군서 4경기에 등판해 2패 방어율 12.8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당초 김 감독은 박명환 이대진 등 베테랑 투수들의 역할을 기대해왔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선수단에 경험과 노련미를 더해주고, 더 나아가 멘토 역할을 해주길 바랬다. 하지만 박명환은 스프링캠프에서 멀어지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됐다.
한편, 또다른 베테랑투수 이대진(38)은 체력테스트에서 수준급의 실력을 선보였다. 복근 상태를 체크하기 위한 윗몸일으키기에서 1분30초 동안 76개로 해내며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고, 50m 단거리 달리기에서도 6초5라는 준수한 기록을 보였다. 이는 경헌호 신재웅에 이어 30대 투수 중 3위권에 해당하는 기록. 김 감독 역시 이런 이대진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