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이색 사회공헌이 화제다. 이름하여 희망의 집수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과 저소득층의 주거환경 개선의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았다. 현대제철은 5일 저소득층의 에너지 빈곤 해결과 에너지절약 생활습관의 사회적 확산을 모토로 지난 3월부터 시작한 희망의 집수리 사업이 올 한해 사업을 마무리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보고회를 국회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장기 프로젝트로 실시할 경우 정부가 추진하는 이산화탄소(CO2) 저감을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효과는 뚜렷하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16일 (사)한국주거복지협회와 협약을 체결한 뒤 사원부인 35명과 지역주민 14명으로 구성된 가정에너지 코디네이터를 위촉하고 6월부터 10월까지 총 인천·포항·당진 지역 총 94세대를 대상으로 주택에너지효율화 사업을 실시했다.이중 에너지효율을 위한 집수리는 총 50건으로 외풍으로 인한 에너지의 불필요한 낭비를 막기 위해 가구당 평균 400만원을 들여 창호, 단열, 도배를 중심으로 시공됐으며 이를 통해 총 57톤(가구당 평균 1.1톤)의 CO2를 저감하게 된다. 57톤의 CO2 저감은 잣나무 19만 그루를 심어야 줄일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단순히 집수리에 머무르지 않고 향후 지속적인 효율적인 에너지 이용을 권장하기 위해 가정에너지 코디네이터가 월 1회씩 집수리 대상가구를 방문해 대기전력을 측정하고, 에너지절약 물품을 지급하는 등의 활동도 펼쳤다.
현재 지식경제부에서 산정하고 있는 에너지빈곤층 120만 가구 중 70% 가량인 84만 가구가 주택에너지효율화 집수리가 가능한 가구라고 산정했을 때 희망의 집수리 사업이 국가정책으로 추진됐을 경우 감축할 수 있는 CO2의 총량은 95만928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0.2%에 이르는 양으로 향후 20년 동안 총 1528만톤의 CO2를 줄이는 게 가능하다.
희망의 집수리는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의 실천, CO2 저감을 통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점점 강화되고 있는 환경장벽을 비켜갈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희망의 집수리 사업은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상호모순성이 있는 정책의 괴리를 메울 수 있는 사회적 프로그램의 대안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