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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의 '배'자도 몰랐던 지태환, '포스트 고희진'으로 불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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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의 '배'자도 몰랐던 그다. 경기도 일산에 살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배구 선수를 할 생각이 없냐'는 제의를 받았다. 당시 지태환(25·삼성화재)의 큰 키(1m91)를 눈여겨본 박용규 현 한양대 감독의 러브콜이었다. 어린 지태환은 갈림길에 섰다. '반에서 중하위권의 성적으로 일반 인문계 고교에 진학할 것이냐,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했다. 결국 신(新)세계를 택했다. 다행히 부모님도 큰 반대를 하지 않았다. 인생의 첫 번째 전환점이었다. 그러나 자신감이 부족했다. 이전에 제대로 운동을 해본 적이 없던 탓이다. 그때마다 박 감독의 격려는 큰 위안이 됐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2년이란 시간을 감수해야 했다. 고교 1학년 때 전남 벌교제일고로 전학간 뒤 1년을 쉬었다. 운동감각을 기르며 배구에 대한 기초를 닦았다. 이후 고등학교 3학년 때 다시 1년을 쉬었다. 대학에 진학한 뒤 즉시전력감으로 뛰기 위해 1년간 기량을 닦았다.

지태환은 큰 키 뿐만 아니라 긴 팔도 보유하고 있다. 배구선수에게 신장과 팔 길이는 중요한 무기 중 하나다. 지태환은 "정확한 팔 길이는 모르겠지만, 옷을 맞출 때 팔 치수를 재면 선수 중 가장 길다고 한다"고 밝혔다.

한양대에 진학하면서 고희진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지태환이다. 한양대와 삼성화재의 연습경기가 끝나면 고희진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그때부터 롤모델을 고희진으로 잡았다. 삼성화재의 푸른 유니폼을 입는 꿈도 꿨다. 꿈이 이뤄졌다. 지태환은 2010~2011시즌 1라운드 6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1년에 한 두번만 볼 수 있었던 고희진과는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많은 조언을 듣는다. 그러면서 요즘 지태환은 '포스트 고희진'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아직 고희진의 그늘에 가려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지태환에게 배구센스와 기본기를 더 향상시켜야 한다고 평가한다. 지태환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열심히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지태환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