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이 코트로 돌아온다.
24일 서울 양재동 KBL 회의실에서 김승현과 오리온스의 합의서 교환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승현과 오리온스 심용섭 사장, KBL 한선교 총재가 참석했다. 양측은 지난 22일 김승현이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는 합의서를 작성하며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소송에 마침표를 찍었다. 합의서에는 다음달 8일까지 김승현에 대한 조건없는 이적이 명시됐다. KBL은 이날 재정위원회를 열어 김승현의 임의탈퇴 처분을 해제한다. 선수 등록 절차 역시 이날 처리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승현은 굳은 표정으로 "농구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복귀를 도와주신 한선교 총재님, 심용섭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죄송한 마음도 크다. 코트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며 "지금 당장 예전 기량을 발휘하지는 못하겠지만, 빨리 되찾아서 많은 농구팬들이 좋아하던 김승현표 농구를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복귀 후 얼마나 빨리 예전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승현은 현재 몸상태에 대한 질문에 "체중 관리를 하면서 살이 찌지 않도록 노력했다. 등산도 많이 했다. 하지만 공을 많이 못 만져서 걱정된다. 공을 만지고 나무바닥을 밟아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래도 1주일에서 2주일 정도면 충분히 시합을 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김승현의 이적 절차는 오랜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스 심용섭 사장은 "현재 3개 구단 정도가 관심을 보였다. 어떤 선수를 보내줄지 답이 오는대로 감독과 상의해 트레이드를 추진하겠다"며 "오래 끌지 않겠다. 합의서에 명시된 12월8일까지 기다리지 않겠다. 카드만 맞으면 당장이라도 이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스는 합의서가 작성된 22일 김승현에 관심을 표한 3개 구단에 트레이드 카드를 제시하라고 요청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김승현이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서는 모습은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심 사장은 이에 대해 "오늘 임의탈퇴 처분이 해제되는 즉시 선수등록 절차를 마감한다. 추일승 감독과 협의해봐야겠지만, 김승현을 무리시키지 않겠다"며 "어차피 떠날 선수인데 며칠 뛰기 위해 팀에 합류한다면, 팀에도 도움이 안되고 김승현 본인도 불편하다. 이벤트 쇼를 하는 것도 아니다. 김승현 본인의 자존심을 최대한 살려주겠다"고 설명했다.
김승현은 24일 고양실내체육관을 찾는다. 경기에 뛰는 것은 아니지만, 복귀 이후 오리온스 선수단과 팬들 앞에 얼굴을 비추는 첫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재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