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한국시각)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2011~2012시즌 분데스리가 13라운드 하노버96와의 경기 키워드는 '변화'였다.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를 하던 볼프스부르크는 2주간의 A매치 휴식기 후 달라진 진용을 꺼내들었다. 즐겨쓰던 4-4-2 포메이션 대신 4-3-3 전형으로 바꼈다. 프라이부르크(29실점)에 이어 리그 최다 실점 2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공수밸런스가 좋지 않은 볼프스부르크(26실점)가 꺼내든 회심의 카드였다.
펠릭스 마가트 감독은 일단 철옹성 같았던 트래슈-조수에 더블볼란치를 해체시켰다. 마가트 감독은 이 둘을 중심으로 4-4-2 혹은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수비진 안정을 위해 칼을 뽑았다. 독일대표팀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트래슈를 볼프스부르크에서도 같은 자리에 기용했다. 중앙수비에도 스피드가 떨어져 역습을 자주 허용하는 키르기아코스 대신 마들렁 카드를 꺼냈다.
미드필드는 윙백으로 주로 기용되던 살리하미지치와 하세베를 조수에의 짝으로 올렸다. 공격진은 팀내 최다득점자 만주키치를 중심으로 구자철과 데아가를 포진시켰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볼프스부르크는 보다 역동적으로 바꼈다. 주장 트래슈가 수비진을 잘 이끌며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보였고, 미드필드진도 적절한 침투로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22분과 35분 살리하미지치의 연속골을 적극적인 공격가담이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후반 13분 하노버의 공격수 야코난이 코너킥을 위해 공을 던지다 상대를 맞추는 어의없는 행동으로 퇴장을 당하며 숫적 우위를 점한 것이 컸지만, 경기력에는 합격점을 줄만했다. 볼프스부르크는 후반 10분 크리스와 29분 마들렁이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4대1 대승을 거뒀다.
마가트 감독도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노버전은 올시즌 들어 최고의 경기였다. 우리는 더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계속해서 이같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속적 변화를 통해 팀을 개선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팀이 변화를 추구한다면, 구자철에게는 '적응'이 키워드다. 구자철은 하노버전에 측면 공격수로 기용됐다. 지난 중동 원정 2연전에서 무기력했던 모습보다는 많이 나아진 모습이었다. 코너킥과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킥을 전담했으며, 적극적인 침투와 수비 가담을 보여줬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괜찮았다. 빌트지는 구자철에게 중상쯤에 해당하는 평점 3을 줬다. 독일은 최고 1, 최저 6으로 평점을 매긴다. 부지런히 움직이던 구자철은 후반 21분 욘슨과 교체될때까지 66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낯익은 포지션이 아닌만큼 최상의 모습은 아니었다. 구자철은 지난 8월 한일전에서도 측면 공격수로 나선 바 있지만, 중앙에서 뛸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익숙해져야 한다. 마가트 감독이 적극적인 포지션 변화를 위기 탈출의 해법으로 삼은만큼 빠른 적응은 성공의 열쇠라 할 수 있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