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익 안무 감독이 드디어 웃었다.
'늑대의 유혹'을 통해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였던 오재익 감독은 남수정-박지훈(광화문 연가), 육미영-임춘길-김정열(투란도), 이란영(피맛골 연가)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당당히 안무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이 더 뜻깊게 다가오는 이유는 10여 년 만의 쾌거이기 때문. 사실 오 감독은 뮤지컬계에서 알려진 '춤꾼'이었다. 1996년 이문세의 뮤지컬 콘서트 '짝짝이 신발'을 시작으로 15년 동안 30여 편을 안무한 베테랑이다. 그 실력을 인정받아 한국뮤지컬대상에 총 9번이나 노미네이트 된 경력이 있지만, 아쉽게도 매번 수상에는 실패했다. 어찌보면 아이러니한 결과지만, 그럴수록 자신을 더 채찍질 했다.
지난해부터는 안무에서 연출로 활동 범위도 넓혔다. '웰컴 투 마이 월드'로 연출가 데뷔를 한 뒤 '늑대의 유혹' 연출까지 맡았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슈퍼주니어 려욱과 제국의아이들 형식 등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개성을 살려 파워풀하면서도 활발한 동작을 구성했다. 대중은 '음악과 노래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볼수록 매력적이다'고 호응했고, 이번 시상식의 심사위원단도 드디어 오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본심 심사에서 만장일치로 그의 이름이 거론된 것. 오랜 만의 쾌거에 베테랑 춤꾼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 너무 놀랐다. 아무런 준비도 못했는데 상을 못 받을 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늑대의 유혹'은 두번째 연출한 작품이다. 나를 믿고 기회를 주셨는데 너무 죄송하다. 내가 조금 더 생각을 했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텐데 나만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아 죄송하다"고 전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