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가 돌아왔다. 왓비컴즈로 인해 학력 위조 논란으로 활동까지 중단할 만큼 심적 고통에 시달렸던 그는 "10㎏이 빠졌다. 데뷔 이래 가장 마른 것 같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 학력 위조 논란, "차라리 나라서 다행"
지난해 왓비컴즈를 필두로 한 일부 네티즌들은 '타블로가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했다는 것은 거짓'이라며 학력 위조 논란을 제기했다. 이에 타블로는 여권과 졸업증명서 등을 공개하는 한편 해당 네티즌들을 고소하기에 이르렀지만, 활동을 중단하고 웃음조차 잃어버릴 만큼 상처는 깊었다. 그런 그를 처음으로 웃게 만든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MBC '무한도전'. 방에만 틀어박혀 있던 시절 친구 봉태규가 보고있던 '무한도전'을 같이 보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고. 타블로는 "처음 그렇게 웃고 솔직히 창피했다. 그리고 고마웠다. 그래서 재석이형에게 고맙다고 문자도 보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힘이 된 것은 아내 강혜정과 딸 하루 양. "그런 피해자가 한 명 있어야 한다면 차라리 나였던게 다행인 것 같다. 나에겐 아내와 딸이 있어 견딜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타블로는 "많이 변했다. 내 일부가 영영 사라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인생을 되돌아보고 소중했던 것들이 뭔지 알았다. 원상태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 그땐 어렸다. 지금은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됐고, 30대가 됐으니 당연히 변해야 한다. 성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 왜 YG였나?
타블로는 1년 반 만에 활동을 재개하면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아내 강혜정이 YG소속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인간적인 대우에 마음이 끌렸다고. 하지만 자연스럽게 에픽하이 존속 여부에 대한 관심도 쏠릴 수 밖에 없다. 그는 "에픽하이 활동 때부터 팀은 유지하되 각자 솔로의 길도 걷기로 했었다. 그래야만 다시 에픽하이로 하나가 됐을 때 서로에게 힘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자신의 사건으로 인해 본의아니게 아파했을 멤버들에게 모든 면에서 의지할 수 있는 리더가 되어주고 싶기에, 각자가 원하는 것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고.
▶ 딸을 위한 앨범 '열꽃'
타블로는 10월 21일 '열꽃' 파트 1을, 1일 파트 2를 공개했다. 타이틀곡 '투모로우'는 빅뱅 태양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은 곡으로, '내일이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공개 직후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를 석권했음은 물론 북미권 아이튠즈 R&B 힙합 차트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아마도 이번 앨범에 숨겨져 있는 타블로의 '딸 사랑'이 통했던 것이 아닐까. 사실 앨범 타이틀인 '열꽃'은 아이가 감기로 심하게 아픈 뒤 피어난 열꽃을 보고 영감을 얻었고, 재킷에 그려진 백호 그림 또한 딸의 태몽에 백호가 등장한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타블로는 "언젠가 아이가 음악을 듣고 가사를 이해할 나이가 됐을 때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게 있다면 그걸 음악으로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딸이 나이가 들면 '너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해주고 싶다"며 웃었다. 그렇다면 아이가 연예인을 꿈꾼다면 어떨까? 타블로는 "음악을 한다면 좋은 일일 것 같다. 하지만 나도 그렇고 혜정이도 그렇고 연예인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꿈을 꾸지 않도록 길을 잘 닦아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