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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STC에서 훈련 결정, 이미 삼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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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재활과 훈련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 꾸준하게 삼성과 소통해왔음을 의미한다.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치르고 있는 삼성 관계자들은 14일 "이승엽이 STC에서 훈련하기로 했다. 본인이 원했던 바다. 우리쪽에서도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STC는 최첨단 시설과 좋은 숙소 환경으로 유명하다. 주로 삼성 스포츠단 소속 선수들이 몸을 만들기 위해 입소하는 곳이다. 삼성 라이온즈만 해도 최근 몇년간 오승환 권오준 진갑용 안지만 등 많은 선수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재활과 관련해 과학적인 프로그램을 짜주기 때문에 이곳에서 한두달 훈련하면 효과가 매우 크다.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근력과 유연성을 모두 강화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오승환이 이곳에서 훈련할 때 악력테스트를 받았는데 레슬링선수 보다도 센 83이란 어마어마한 수치가 나와 그곳 관계자들이 매우 놀라기도 했다.

오릭스에서 퇴단한 뒤 한국으로 컴백한 이승엽은 아직 삼성 소속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STC에서 훈련하는 건 어색한 광경일 수 있다. 그러나 이승엽이 "STC에 가서 몸을 만들어도 되겠습니까"라고 삼성 구단에 문의했고, 삼성은 허락했다. 일본 팀에 몸담고 있을 때도 겨울에 삼성의 경산볼파크에서 개인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2005년 이후 무릎과 엄지 인대 재건수술을 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고생한 바 있다. 최근에는 "어깨가 조금 좋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프로야구에 컴백하기 전에 완전히 몸을 만들기 위해 최고의 시설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많은 팬들이 내년 시즌의 이승엽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민망할 것이다. 만반의 준비를 하려는 것이다.

이승엽의 STC행은 곧 '이승엽은 이미 삼성 소속'이라는 정서를 증명하는 일이다. 본인도 "삼성행이 최우선"이라고 말해왔고, 삼성도 "이승엽은 우리 선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계약관계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우리 선수가 몸을 만든다는데 지원하는 게 당연하다"는 게 삼성의 입장이다. 정규시즌 동안에도 삼성 관계자들과 꾸준하게 연락을 주고받았던 이승엽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의 컴백을 확신하고 있다. 류 감독은 "이미 승엽이와 얘기도 했다. 승엽이는 삼성에 온다"고 확신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문제는 이승엽의 몸값이다. 모든 프로 선수는 자존심에 상처받지 않는 수준의 연봉을 받기를 원한다. 삼성도 이승엽에게 어느 정도 연봉을 줘야할 지를 놓고 고민중이다. 양측 모두 몸값을 놓고 줄다리기를 한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승엽의 STC행이 의미하는 것처럼, 양측은 무난하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엽은 지난 2004년 FA 자격을 얻은 상태에서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다. 그때 FA 자격을 한번 소진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규약상으로는 다년계약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오키나와=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