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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골' 박주영, 영국의 아침을 점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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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26)이 8월 말에 아스널 유니폼을 입었을 때만 해도 영국 현지의 관심은 미지근 했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프랑스 리그1, 그것도 동아시아 출신의 왜소한 공격수가 세계 최고의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있는 영국에서 관심을 끌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혹자는 박주영을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니클라스 벤트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영입한 선수 쯤으로 치부했다. 아스널의 아시아 마케팅용 선수라는 비난도 있었다. 박주영이 A대표팀에서 득점을 신고할 때마다 아스널이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박주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26일(한국시각)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볼턴 간의 2011~2012시즌 칼링컵 16강전이 끝난 뒤 시선이 틀려졌다. 영국 주요 일간지가 모두 박주영의 사진을 전면에 내세워 아스널의 2대1 승리 소식을 전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박주영이 아스널을 칼링컵 8강으로 이끌었다. 벵거 감독은 박주영과 아르샤빈(1골1도움)에게 반드시 큰 감사를 표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더 선 외에도 대부분의 일간지들이 "아르샤빈과 박주영의 활약 덕택에 아스널이 칼링컵 8강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아르샤빈이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 두 명 사이로 건네준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볼턴 골키퍼 보그단이 나와 있는 것을 미리 확인한 뒤 감아찬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가른 장면에 주목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한 술 더떠 "아르센 벵거 감독이 한국 대표팀 주장 박주영에게서 금맥을 캤다(Wenger may have struck gold with South Korea captain Park.)"고 찬사를 보냈다. BBC는 "아스널은 판 페르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그동안 판 페르시의 백업 요원들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번번이 날려버렸다"면서 박주영이 기회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내렸다.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 역시 "박주영이 아스널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데뷔골을 터뜨렸다"고 활약을 칭찬했다. 런던=이 산 유럽축구 리포터 dltks@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