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은 요즘 '스피드'를 끊임없이 강조하다. 30일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구FC 원정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해도 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 그러나 삐끗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시즌 최종전이다. 대구 젊은 선수들의 패기, 스피드가 부담스럽다.
20대 초중반 선수가 주축을 이룬 대구는 패스가 빠르고, 스피드를 앞세운 역습에 강하다. 4-2-3-1 전형의 원톱 김현성(22) 외에 미드필더 송제헌(25) 김민구(27) 황일수(24) 등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이 빠른 발을 갖고 있다. 특히 측면 미드필더들의 순간적인 돌파와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침투가 위협적이다.
반면, 지난 겨울 설기현(32) 이 호(27) 곽태휘(30) 등 베테랑 선수를 영입한 울산은 노련하지만 속도가 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격 전개가 비교적 느리고, 역습 상황에서 스피드가 떨어져 찬스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세트피스에서 포스트 플레이에 강점이 있지만 스피드가 좋은 상대를 만나면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설기현 루시우 등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에게 빠른 움직임을 주문하고 있다. 김 감독은 "역습 때 빠르게 치고 나가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미드필더, 공격수들에게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자주 이야기를 하고 또 훈련시키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스피드를 강조하면서도 템포 조절에 신경쓰고 있다. 젊고 스피드가 좋은 대구 선수들과 선수들과 비슷한 패턴으로 경기를 하다보면 체력이 떨어져 낭패를 볼 수 있다. 패기가 넘치는 대구를 맞아 노련미로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는 얘기다.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1m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움직임도 신경쓰고 있다. 미드필더 박승일의 측면 돌파가 좋은데, 김신욱이 측면을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측면돌파-크로스-포스트 플레이'로 이어지는 울산 공격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기 어렵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