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오카다 감독이 롯데 이대호를 직접 언급했다. 이대호의 오릭스 영입설은 그간 국내외 언론에서 수차례 나왔지만 오카다 감독의 입에서 직접 이대호라는 이름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오카다 감독은 최근 오릭스 중계를 맡고 있는 일본 현지 'Y-tv' 아키 오자와 캐스터와의 식사 자리에서 내년 시즌 전력 구상에 대해 언급하며 "이대호가 내년 시즌 4번 타자를 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자와 캐스터는 24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오릭스가 아깝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오카다 감독은 이미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며 "이대호 선수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내년 오릭스 4번 타자로 원한다고 했다. 구단에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스포츠호치는 오릭스가 이대호의 영입 조사를 진행시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카다 감독의 발언대로 오릭스 구단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감독이 원하는 만큼 이대호의 오릭스행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오릭스는 올시즌 아깝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막판까지 세이부와 경쟁했지만 승률에서 밀리면서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오릭스는 올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한 용병 이승엽을 대신해 이대호를 영입해 T-오카다, 아롬 발디리스와 함께 중심 타선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로 한국프로야구 9년을 채운 이대호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다. 본인 역시 해외진출을 원하고 있는만큼 오릭스가 적극적으로 구애할 경우 일본행이 유력할 수 있다.
오릭스는 올시즌을 앞두고 한국인 선수인 이승엽과 박찬호를 영입해 마케팅에 큰 효과를 얻었다. 한국에 TV 중계권과 광고 등을 팔아 이들 두명의 연봉 이상을 벌어 들였다. 시즌에 앞서 오릭스 고위 관계자는 이승엽과 박찬호를 영입한 것과 관련해 만족스러워하며 "이승엽, 박찬호가 첫 번째였다면 두번째는 이대호와 류현진이 될 것"이라며 공공연하게 한국 FA 선수들에게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아직 FA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당장 이적 시장에 나온 이대호에 대해 일본내 다른 구단들보다 가장 적극적으로 달려드는데는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오카다 감독이 올시즌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적을 낸 만큼 구단은 감독의 요청을 전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오릭스는 롯데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만큼 본격적인 이대호 붙잡기에 나설 전망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