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34·잉글랜드)가 15년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최종전 역전 상금왕에 올랐다.
도널드는 올시즌 마지막 대회인 칠드런스 미러클 네트워크 호스피탈스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유럽투어 상금랭킹 1위인데 미국 투어 상금왕을 확정지었다. 도널드는 유럽투어 시즌 상금 385만유로로 254만유로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상당히 앞서 있다. 아직 6개 대회가 남았지만 상금이 큰 대회가 거의 없어 상금왕 등극이 유력하다. 미국과 유럽 동시 상금왕은 역대 최초다.
도널드는 2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디즈니 골프장(파72)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10개에 보기 2개로 무려 8타를 줄였다. 합계 17언더파로 2위 저스틴 레너드(미국)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 84만6000달러를 받은 도널드는 올해 돌풍의 주역인 상금랭킹 2위 웹 심슨(미국)을 따돌리고 웃었다. 포인트로 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은 덤이다. 선수들이 투표로 뽑는 올해의 선수와는 별도로 올해의 선수상은 투어 사무국에서 성적에 의거해 준다.
한편, 투어 최종전에서 상금왕이 바뀐 것은 1996년 톰 레먼 이후 15년 만이다. 도널드는 "선수 생활 중 가장 기분 좋은 우승이다. 달 위를 걷고 있다"며 황홀해 했다. 도널드는 올해 PGA 투어 2승(통산 4승), 유럽투어 3승(통산 6승)에 월드넘버원까지 차지하면서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다만 메이저 우승이 없다는 것이 핸디캡이다.
올해 PGA 투어 새내기 강성훈(24·신한금융)은 극적으로 내년 투어카드를 지켰다. 이날 4타를 줄이며 합계 14언더파 공동 3위를 기록해 상금랭킹 120위가 됐다. 상금랭킹 125위까지 내년 대회 시드를 준다.
전날 3위였던 PGA 투어 최연소 멤버인 김비오(21·넥슨)는 4타를 잃어 공동 20위에 그쳤다. 최소 단독 2위 이상을 해야 투어 카드를 확보하는데 올해말 '지옥의 6라운드'라 불리는 큐스쿨을 또 경험해야 한다. 김비오는 "퍼팅이 다소 흔들렸다. 하지만 아직 젊기 때문에 상관없다. 큐스쿨을 통해 내년 PGA 무대를 다시 두드리겠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