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인 경기는 원하지 않는다."
김상호 강원FC 감독은 23일 대구FC전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을용(36)을 선발명단에 올려 놓았다.
사실 이을용은 후반 교체 카드로 쓸 수도 있는 선수였다. 후반기 경기 내용이 좋은 대구지만, 엇비슷한 전력인 만큼 승리를 노려볼 수도 있는 상대다. 올 시즌 이을용은 체력적으로 처지는 모습을 간간이 드러냈다. 때문에 전반전 수비를 두텁게 하고 후반에 이을용을 투입해 승부수를 걸 수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김 감독은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대구와의 2011년 K-리그 29라운드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대개 은퇴 경기라고 하면 해당 선수를 전반전만 뛰게 하거나 후반 교체 정도로 집어 넣는데, 그럴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1998년 전남 드래곤즈를 끝으로 은퇴한 김 감독 자신의 경험이 배경에 깔려 있다. 김 감독은 "당시 수원 삼성과 맞대결이었는데 필드 골도 넣고 컨디션이 좋았다. 그런데 후반 20분에 교체됐다. 많이 아쉽더라"면서 "이을용에게는 은퇴 경기가 아닌 일반 경기라고 생각하고 90분 풀타임을 뛸 수 있도록 경기를 준비하라고 했다. 본인도 의지가 대단하다"고 밝혔다. 강릉=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