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의 오른쪽 풀백 김창수(26)는 그동안 A대표팀의 풀백 고민을 풀어줄 선수로 지목되어 왔다.
탁월한 공격 능력 때문이다. 빠른 발을 주무기인 김창수는 본업인 수비 뿐만 아니라 오버래핑으로 공격 2선에서 지원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로 지목됐다. 2004년 울산 현대에서 데뷔해 현재까지 K-리그 8시즌 째를 치렀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본선에 출전하는 등 기량과 경험 모두 검증을 받은 선수였기에 조광래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조 감독의 부름을 받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 감독은 지난 9월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차전을 앞두고 차두리(31·셀틱)가 부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김창수 대신 최효진(28·상주)를 뽑았다.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1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 원정을 앞두고 있는 조광래호는 풀백 새 얼굴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효진에 대한 실험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왼쪽 측면의 홍 철(20·성남)은 공격력은 좋지만 수비력이 단점으로 지적됐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김창수가 눈도장을 찍었다. 2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011년 K-리그 29라운드에서다. 이날 경기에는 A대표팀의 서정원, 가마 코치가 경기를 지켜봤다. 김창수가 속한 부산은 후반 24분 고슬기(25)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0대1로 패했다. 하지만, 서 코치와 가마 코치는 이구동성으로 김창수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서 코치는 "김창수가 경기 흐름과 팀 전술에 따라 수비에 집중하다보니 공격적인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소화해 냈다"고 말했다. 가마 코치도 "부산 수비진 사이에서 김창수의 모습이 가장 돋보였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그는 "현재 여러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 가능성을 보고 있다. 풀백 요원들도 그 중 하나"라면서 김창수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사실 3차예선 원정 2연전을 앞둔 대표팀의 풀백 고민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될 만한 상황이다. 차두리가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해 셀틱에서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또 다시 부상이 없는 한 합류가 예상된다. 이럴 경우 같은 오른쪽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할 김창수 발탁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두 차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이번 원정에서는 주전 뿐만 아니라 백업 요원의 존재도 필수적이다. 쿠웨이트전과 같이 원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상 등 여러가지 변수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부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김창수가 30일 강원FC와의 리그 최종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조 감독으로부터 파주 소집 연락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