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새판을 짜야한다."
롯데와의 치열한 격전을 승리로 이끈 SK 이만수 감독대행이었지만 표정은 차분했다. 아마도 곧바로 이어질 한국시리즈에 대한 걱정 때문은 아니었을까.
SK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8대4로 승리,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줬다. 승장 이 감독은 25일부터 시작되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 대해 "최태원 회장님께서 선수들을 모아놓고 '이 감독 고향에 보내자' 하셨는데 그게 이뤄졌다"며 "처음 한국에와서 대구 경기를 가면 마음이 뒤숭숭했는데 이제는 오래 되서 그런지 별 느낌이 없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단 "대구에 계신 많은 팬들이 삼성도 응원하지만 나와 SK를 응원해주실 것"이라는 말로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이 감독은 구체적인 시리즈 구상에 대해 "오늘 경기까지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오늘 선발요원 2명을 썼다. 당장 1차전에 누가 선발로 나갈지부터 정해지지 않았다"며 "김상진 투수코치와 함께 모든 로테이션을 다시 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나는 욕심이 많아서 남에게 지는 것을 싫어한다. 주변에서 준플레이오프는 KIA, 플레이오프는 롯데가 유리하다고 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기적을 만들었다"며 한국시리즈에서도 다시 한 번 기적을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구지역 프랜차이즈 스타인 류중일 감독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그런건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야구에만 집중하겠다"고 잘라말했다.
이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소감에 대해 "코칭스태프, 트레이너,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모두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줬다. 지금의 코칭스태프, 트레이너, 선수들을 만난 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