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는 명품 구종 재발견 시리즈로 불릴 만하다. 플레이오프 3대 명품 구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송승준의 포크볼, 김사율의 커브, 박희수의 투심패스트볼이 그것이다.
지난 17일 2차전서 롯데 선발 송승준은 6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의 빛나는 투구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송승준은 주무기인 포크볼을 앞세워 22명의 SK 타자들을 상대로 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투구수 103개 가운데 포크볼의 비율은 38개로 무려 36.9%에 달했다. 140㎞대 중후반의 직구 비율이 48.5%였고, 커브, 슬라이더를 간간히 섞어 던졌다. 송승준의 포크볼 구속은 130㎞대 후반 정도다. 속도가 빠른데다 워낙 낙차 폭이 커 삼진과 땅볼 유도가 많다. 이날 삼진과 땅볼로 잡은 아웃카운트가 18개중 12개나 됐다. 송승준의 포크볼이 흔한 말로 '긁히는' 날에는 상대 타자들은 1점 빼내기가 바쁘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지난 20일 4차전서 명품 커브로 주목받았다. 김사율은 2-0으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2사 1,2루의 위기에서 박정권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리를 지켰다.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119㎞짜리 커브에 박정권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김사율은 직구와 포크볼을 주로 던지는데 이날은 두 구종 공끝이 만족스럽지 않아 커브를 던져 박정권의 허를 찔렀다. 김사율의 '제3의 주무기'를 발견한 경기였다.
최강 셋업맨 SK 왼손 박희수는 투심패스트볼의 달인이다. 2006년 입단 이후 주로 2군과 상무에서 뛴 박희수는 올시즌 처음으로 주전 자리를 꿰차며 SK 불펜의 핵으로 자리잡았다.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는 2.84의 방어율을 기록중이다. 특히 19일 3차전에서는 선발 송은범에 이어 1-0으로 앞선 7회 등판해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기록했다. 8회에는 투심을 결정구로 사용해 이대호와 홍성흔은 모두 삼진처리했다. 박희수의 투심은 130㎞대 중반의 스피드에 바깥쪽으로 휘며 떨어지는 까닭으로 오른손 타자들이 무척 애를 먹는다. 낙차 폭만 따졌을 때는 체인지업과 흡사하다. 올시즌 박희수의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1할3푼5리가 이를 잘 말해준다. 박희수는 2008년 상무에 입대한 후 투심패스트볼을 집중연마했다.
이밖에 롯데 장원준이 20일 4차전서 보여준 슬라이더, SK 고든이 17일 2차전서 던진 커브 등도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위력을 발휘하며 명품 구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