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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표 때문에 우왕좌왕 말라" 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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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이 한국시리즈에 대비해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쓰고 있다.

류 감독은 최근 선수단 미팅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때 야구장에서 표 들고 우왕좌왕하는 선수가 눈에 띄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탁받은 표를 휴식일이었던 22일까지 모두 전달해주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프로야구 인기가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단기전때 선수들에게 표청탁도 많아지고 있다. 청탁하는 사람 개개인에겐 서너장이겠지만, 선수들은 지인들 부탁을 다 들어주려면 수십장의 표를 구해야 한다. 단기전에선 양쪽 구단에 미리 일정 수량의 표가 할당되지만, 프로야구 인기로 인해 점점 더 표 부탁이 많아지는 바람에 원하는 만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삼성은 한국시리즈 1,2차전이 치러지는 대구구장이 1만석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단기전 때마다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진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후다. 홈게임 당일에 지인들이 시차를 달리 해서 야구장에 오기 때문에 이들에게 표를 전달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날 홈팀 선수들이 먼저 훈련을 마친 뒤 표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프로야구 코치들은 예전부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은 바로 이같은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류 감독은 "분명히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부탁받은 표가 있으면 경기 당일에 우왕좌왕할 게 아니라 그 전에 모두 전달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류 감독 역시 부탁받은 표가 많지만 모두 채우지는 못했다. 사령탑 첫해인 류 감독은 "코치 시절에 비해 표 부탁이 6~7배 많아졌다"고 말했다. 류 감독 스스로도 확보한 표를 잘 정리해서 제3자에게 맡긴 뒤 알아서 전달해주도록 며칠전에 미리 조치했다.

단기전에선 기량 외적인 집중력도 큰 변수가 된다. 류중일 감독은 이처럼 세밀한 부분까지도 컨트롤하며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류 감독을 보면서 많은 야구인들이 "초보같지 않다"는 평가를 하곤 했다. 표 문제에 있어서도 치밀함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