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 상주 감독대행의 표정은 어두웠다. 필승을 다짐하고 경기에 임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승리가 꼭 필요한 경기였다. 지난 19일 고인이 된 이수철 전 상주 감독을 위한 경기였다. 2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29라운드 경남전에서는 지난 19일 세상을 등진 고인의 추모식이 거행됐다.
검은 완장을 차고 나온 상주 선수단은 거수 경례로, 경남 선수들은 묵념으로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경기전부터 선수들은 "이 감독님과 함께 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하지만 상주는 강한 정신력에도 6강 싸움에 한창인 경남에 1대3으로 패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정신력은 강했지만 몸이 안 따라줬다. 전반 중반까지 몸이 풀리지 않았다"며 "선수단과 함께 이수철 감독님의 발인까지 참석하고 상주에 와서 경기를 준비했는데 나도 그렇고 선수단도 아직 충격에서 못 벗어난 것이 사실이다. 마음도 무겁다. 더 잘했어야 했지만 못한게 죄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상주의 경기는 홈 폐막전이었다. 지난해 12월 광주에서 상주로 연고지를 옮긴 후 치른 첫 시즌이었다. 김 감독은 홈 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전했다.
"올해 초 좋은 분위기에서 잘 나가다가 여러가지 문제로 내리막 길을 걸었다. 남아 있는 선수들이 충격을 이겨내려고 노력했고 시민들의 성원으로 마지막까지 힘을 냈다. 홈에서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상주가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다. 다시 준비해서 내년 시즌에는 홈에서 지지 않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상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