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이승엽이 내년 시즌엔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은 플레이오프 현장에서도 단연 화젯거리였다.
19일 3차전에 앞서 홈 팀 SK가 먼저 훈련을 시작했다. 덕아웃에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이만수 감독대행이 먼저 이승엽에 대해 언급을 했다. 이 감독은 먼저 이승엽의 복귀 결정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외국에선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 많다"고 운을 뗐다. 이승엽은 지난 2004년 일본으로 진출해 8년을 일본에서 생활해 왔다. 이 감독은 현역에서 은퇴한 뒤 지난 98년 미국으로 건너가 코치 연수를 시작했고, 2006년 SK 수석코치로 한국에 돌아왔다. 이승엽과 마찬가지로 8년을 해외에서 생활했다. 누구보다 외국 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잘 아는 눈치. 이어 이 감독은 이승엽이 국내로 돌아올 경우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기 때문에 어느 팀으로도 갈 수 있다고 하자 "아, 승엽이. 정말 좋은 선수인데"라며 여운을 남겼다.
롯데 양승호 감독도 이승엽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양 감독은 이날 일본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언급했다. 현지 신문인 데일리스포츠는 '오릭스가 이승엽을 보내고 대신 내년 시즌 오른손 거포 이대호를 영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양 감독은 "이대호가 오릭스로 가면 이승엽이 우리 팀으로 와야 하는 거 아니냐. 이대호 보다는 이승엽이 빠르지?"라며 웃어 넘기는 모습. 하지만 꼭 농담만은 아닌 것 같았다. 양 감독은 이승엽이 원소속 구단이었던 삼성이 아닌 타 팀으로 이적했을때 보상금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취재진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최대 28억여원이라고 하자 양 감독은 "어휴, 그 돈이 어디에 있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승엽의 국내 복귀 소식과 맞물려 이대호의 일본 진출도 관심사였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대호는 이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오로지 플레이오프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시였다.
인천=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