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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선동열 내정자 "KIA 투수들 각오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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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톤이 달랐다. KIA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선동열 감독 내정자의 목소리는 삼성에서 퇴진 통보를 받은 지난해 12월30일 때와는 사뭇 달랐다.

18일 낮 선동열 신임 감독과 전화통화가 닿았다. 이날 워낙 많은 전화를 받은 탓에 선 감독의 휴대폰에 이상이 생겼는지 통화가 중단되기도 했다. 선동열 감독은 "내년에 삼성과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삼성 감독에서 물러난 뒤 10개월만에 다시 KIA 사령탑을 맡게 된 걸 축하드린다.

▶하하하, 고맙습니다. 나 역시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LG와 두산 사령탑으로 옮긴다는 소문이 야구판에 돌았는데.

▶처음부터 나는 LG와 두산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다. 생각 없었다.

-언제 KIA 감독직을 맡는 게 확정됐는가. 몇년짜리 계약인가.

▶지난 일요일(16일)이었다. KIA쪽과 만나 얘기를 끝냈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

-동기생인 이순철 전 LG 감독과 함께 움직인다는데, 확정된 것인가. 코칭스태프 조각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맞다. 이순철 전 감독이 수석코치를 맡는다. 전체적인 코치진 조각은, 지금 급하게 결정됐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모래쯤 선수단과 상견례를 하게 될 것 같다. 그 과정에서 구단과도 상의해야할 것 같다.

-이로써 삼성과는 인연이 끝났다. 3년간의 잔여연봉은 못 받는 걸로 됐는데.

▶그럴 것이다. 구체적인 문제는 삼성과 얘기를 해봐야할 것 같다.

-KIA에서도 감독 최고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

▶뭐, 어떤 (구체적인) 얘기가 곧 나오지 않겠는가.

-16년만에 고향팀에 지도자로 가게 됐는데 소감이 있다면.

▶내가 95년까지 (해태) 타이거즈에서 선수로 뛰고 일본으로 갔다. 16년만인데, 선수 생활을 해왔던 팀에 감독으로서 가게 되니 감회가 새롭고 기쁘다.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고향팀이다 보니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도 생긴다. 있는 동안 소신껏 해보겠다.

-KIA라는 팀을 외부에서 봤을 때 어떤 게 문제점이라고 생각했었나.

▶지금 선발진은 좋은데 불펜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자원 자체로만 보면 좋은 선수들이 많다. 마무리훈련과 전훈캠프를 통해 불펜진을 강화하겠다. 공격력의 경우엔 그간 지켜보니 작전수행능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런 면에서, 선수들과 대화를 하면서 고쳐나가겠다.

-KIA 선수중 그동안 '꼭 한번 데리고 같은 팀에서 해봤으면' 하는 대상은 누구였는가.

▶투수에선 윤석민, 타자에선 이용규다. 윤석민은 알다시피 모든 게 좋은 투수다. 물론 직접 내가 그 안에 들어가서 실질적으로 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이용규는 테이블세터 파트에서 모든 면에서 센스가 있다. 공수주가 좋은 선수라 그전부터 함께 해봤으면 하고 생각했다.

-조금 이르지만 내년 시즌 목표를 말한다면.

▶목표는 사실 하나밖에 더 있겠는가.(우승을 의미) 이기고 지는 건 감독 책임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있다. 선수들이 9회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하도록 만들고 싶다.

-외부에선 불펜 강화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다. 불펜에서 특히 '너 앞으로 각오해'라고 콕 찍어 말할 선수가 있는가.

▶한명이 아니다. 투수진 전원이 마무리훈련부터 죽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각오해야 할 거다. 그럼, 당연하다.

-삼성에서 6년간 사령탑을 역임했다. 제자들과 내년부턴 적으로 만난다. 물론 삼성에 대한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을텐데.

▶하하, 삼성과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