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롯데와 SK가 1차전을 앞두고 '사인 훔치기' 때문에 전초전을 치렀다.
그렇다면 사인 훔치기는 가능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야구인들의 이야기다.
사인 훔치기는 금기시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야구의 일부분이다. 많은 야구인들은 "야구에서 사인이 존재하는 한 사인을 뺏고 뺏기는 전쟁은 피할 수 없다"고 하며 심지어 "사인을 훔치는 쪽보다 사인을 들키는 쪽이 오히려 바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인 훔치기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은 바로 2루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사인 훔치기 논란은 몇차례 있었다. LG 전임 박종훈 감독은 지난 6월15일 대구 삼성전에서 "삼성의 2루주자가 타자에게 포수의 사인을 가르쳐 준다"고 어필했다. 이에 앞서 KIA 외국인 투수 로페즈는 6월8일 광주 두산전에서 2루 주자에게 "사인을 훔치지 말라"고 말하자 두산 1루 김민호 코치와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2루에 주자가 있을 때 사인 훔치기에 대해 자주 어필하는 것은 주자가 포수의 사인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인 훔치기는 어떤 식으로 시도되는 걸까. 가장 흔한 사인 훔치기는 2루 주자가 타자에게 몸쪽, 바깥쪽 등 코스를 알려주는 것이다. 포수가 사인을 낸 뒤 포구할 자리를 잡는다. 움직이지 않는 포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포수가 투수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자리 이동을 한다. 이때 2루 주자는 타자에게 코스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사인을 알려주는 방법은 다양하다. 예전엔 2루 주자가 서 있을때 손을 이용했다. 예를 들어 왼손은 무릎을 짚고, 오른손은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으면 오른손 타자에겐 몸쪽 공이 들어간다는 사인이다. 하지만 최근에 더욱 정교해졌다.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요즘은 동작이 다양해졌다. 허리를 굽히고 서 있다거나, 아니면 꼿꼿이 서 있는 동작으로 사인을 전하기도 한다"며 "사인 훔치는 것도 문제지만 사인을 뺏기는 팀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