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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우승 이끈 신태용 감독, 내년 시즌 거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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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이후 성남에 12년만의 FA컵 우승을 안긴 신태용 감독은 내년에도 성남을 이끌까.

신 감독은 올시즌 성남과 계약이 만료된다. 옵션에 1년 추가 조항이 있어 계약상으로는 내년까지 성남의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신 감독이 1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1년 하나은행 FA컵 결승(1대0 성남 승)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 현 상황에서 미래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거취에 대해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성남에 대한 무한 애정을 보이며 '당연히 남고 싶다'고 말할 신 감독이기에 의외의 발언이었다.

신 감독은 "나는 노란색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고 했다. 기회만 된다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신 감독은 성남의 역사다. 선수로서, 감독으로 16년간 성남을 지켰다. 선수로서 6번의 K-리그 우승, 감독으로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성남의 영광과 좌절을 함께 했다. 지도력이 검증된 신 감독은 타구단 감독 교체때마다 물망에 오르는 이름이다. 그러나 선뜻 제의를 건내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성남맨 이미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감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해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로의 복귀에 강한 열망을 보였다. FA컵 우승으로 내년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한만큼 성남 잔류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구단의 지원이다. 신 감독은 "일단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지금 선수구성으로는 힘들다. 구단이 지원해 준다면 잘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신 감독에게 올시즌은 어느때보다 힘든 기억이다. 모기업의 지원이 끊긴 채 정성룡(수원), 몰리나(서울) 등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개편했음에도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신 감독의 지도력 때문이라는게 일반적인 평이다. 후반기 대도약을 이끈 브라질 용병 에벨찡요도 우여곡절 끝에 영입했고, 올시즌 계약이 끝나는 김정우도 잡고 싶지만 눈치만 보고 있다. 내년에도 선수보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커녕 강등을 걱정해야할지도 모르는게 성남의 현실이다.

신 감독은 "이번 FA컵 우승도 뜻깊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했을때에 비할 바가 못된다"고 했다. 다시 한번 정상에 등극하고 싶은 꿈이 크다. 어느정도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노하우도 있다. 결국 신 감독의 발언은 구단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계산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