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협(23)은 2년 전 K-리그 최고의 유망주였다. 일본 류츠케이자이대학교 재학 시절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전북에 입단했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스피드와 넓은 시야가 전북 관계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프로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렸다. 최강희 전북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러면서 더블 스쿼드를 갖춘 전북에서 데뷔시즌 17경기를 뛰면서 1골-1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시련의 계절이었다. '프로 2년차 징크스'를 겪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자연스럽게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결국 7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승부욕이 강한 임상협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도약의 시즌을 준비하던 임상협은 올해 1월 충격에 휩싸였다. 전북과 부산의 2대2 맞트레이드 멤버에 포함된 것이었다. 정성훈-이승현이 전북으로 둥지를 옮길 때 수비수 이요한과 함께 부산으로 떠나야 했다.
임상협은 이를 악물었다. 부산의 새 지휘봉을 잡은 안익수 감독의 밑에서 부활을 다짐했다. 더이상의 시련은 없었다. 부산의 복덩이가 됐다. 올시즌 두자릿수 득점(10골)을 터뜨렸다. 특히 부산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8부능선을 넘는데 메신저 역할을 했다. 16일 제주전(3대1 승)에선 2골을 작렬시켰다.
상승세에는 이유가 있었다. 임상협은 "너무 많이 배우고 있는 안 감독님으로 인해 모든 것이 바꼈다. 정신적인 부분과 프로의식이 향상됐다. 훈련에선 세밀하게 말을 해주신다. 또 선수가 최상으로 경기를 할 수 있게 도와주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임상협은 최강희 전북 감독의 지도도 잊지 않았다. 임상협은 "최 감독님께도 배운 것이 많다. 전북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내가 없다"고 했다.
잘 나가고 있지만 고개를 숙였다. 임상협은 "골을 넣겠다는 생각보다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골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골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리그 10골을 달성하고 싶다."
부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