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1'의 만족도는 80%다. 연습 때만큼 하지 못했다. 아직 맘에 안든다."
열아홉살에 세계 무대를 제패한 도마의 신 '양신' 양학선(한국체대)의 첫 마디는 그랬다. 생애 두번째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그저 담담했다. 할 일을 했다는 분위기였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도 냉정했다. "착지할 때 아찔했죠. 벗어났으면 큰일날 뻔했어요." 2차 시기 라인을 밟아 0.1점의 벌점을 받은 일만 두고두고 곱씹어 생각하는 듯했다.
양학선은 16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펼쳐진 세계기계체조선수권 도마 결선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07년 김대은(수원시청)의 평행봉에 이은 4년만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이다. 난도점수 7.4점, 세상에 없던 신기술 '양1'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1차 시기 공중에서 1080도를 완벽하게 돌아내리는 '양1'에서 받은 16.866점의 사상 최고점수를 언급하자 그제서야 "세계 1인자죠"라며 싱긋 웃었다. 씩씩하다. 자신감이 넘친다.
일본 프랑스 미국 등 외신 기자들이 일제히 몰려들었지만 씩씩하게 할 말을 했다. 런던올림픽 목표를 묻는 질문에 당당하게 "골드 메달"이라고 답했다. 한국 도마가 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타고난 것(Natural-born)"이라고 답했다. 이번 대회 개인종합 결선에서 금메달을 따며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우치무라 코헤이에 대해서도 "착지가 좋은 선수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대결해 보고 싶다.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양학선은 오른 발목에 테이핑을 유난히 두껍게 하고 경기에 나섰다. 대회 한달전 연습 중 발목을 접질렀다. 연습 중에도 통증을 느낄 만큼 힘들었지만 이상하게 경기에만 나가면 통증을 까맣게 잊어버린다고 했다.
성치 않은 발목으로, 아직 80%의 진행형인 신기술 '양1'으로 당당히 세계 1인자의 자리에 올랐다. 생애 두번째 나선 세계선수권에서 큰일을 저질렀다. 국제체조협회(FIG) 공인 대회에서 처음으로 '양1' 양학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9개월 후인 내년 7월 런던올림픽에서 그의 선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도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