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꽃도령에서 청년 세종으로 변신하더니, 이제는 '찌질한' 청년백수가 됐다. 11월 10일 개봉을 앞둔 '티끌모아 로맨스'의 송중기 얘기다.
이 영화는 송중기의 실질적인 첫번째 주연작. 그래서 더욱 이 작품에 특별한 애착이 간다는 송중기는 '세상에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개똥철학과 '아무리 돈 없고 힘들어도 연애를 하며 살아야 한다'는 신념을 지닌 청년백수 지웅을 능청스럽게 연기해냈다. 단돈 50원이 없어서 콘돔을 편의점에서 훔치고 남들 일할 때 신나게 라이딩을 하며 엄마에게 전화해 용돈을 갈취하는 등 철없는 모습도 있지만, 88만원세대의 고민과 현실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냈다.
송중기는 어떤 작품보다 시나리오를 철저히 분석하고 감독과 대화를 많이 나눴을 뿐 아니라 또래 친구들을 만나 술잔을 나누며 그들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는 등 현실감 있는 캐릭터 표현을 위해 노력했다고. 또한 우크렐레와 스쿠터도 배우고 영화 속 스턴트 연기도 직접 해내며 주연배우로서의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했다는 후문.
최근 방송을 시작한 SBS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세종대왕의 청년 시절을 연기하며 카리스마와 고뇌를 선보여 '송중기의 발견'이란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송중기의 분량을 늘려달라" "연기에 물이 올랐다"라며 뜨거운 감상평을 쏟아내고 있다.
현대극과 사극을 오가며 충무로와 브라운관의 차세대 대표주자로 자리잡은 송중기의 무한 변신에 대한민국의 여심이 흔들린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