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이동국(32·전북 현대)에게 어느 정도 기회를 줄까.
조 감독은 이동국을 추가 발탁했다. 측면 공격수 김보경이 부상으로 빠지자 이동국을 뽑았다. 조 감독은 김보경이 빠져서 이동국을 뽑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동국의 물오른 골결정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동국을 새롭게 뽑으면서 새로운 득점 옵션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조광래호는 스리톱(3명의 공격수 배치)이 쉼없이 움직이며 골 찬스를 노렸다. 하지만 좀 색깔이 다른 공격수 이동국을 뽑으면서 포스트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좌우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면 이걸 이동국이 받아서 해결하는 식이다. K-리그 선두 전북 구단이 즐겨하는 공격 방식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동국이 가세했다고 해서 조광래호의 축구 색깔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조광래 감독이 그동안 A대표팀에서 추구했던 축구는 아기자기한 패스게임을 앞세운 스페인식 축구다.
따라서 이동국과 조광래 감독의 '밀월관계'는 이동국이 보여주기에 달렸다. 이동국이 전북에서 하듯이 킬러 구실을 하면 조 감독과 함께 계속 대표팀 '밥'을 먹을 수 있다. 이동국은 전북에서 최강희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붙박이 선발로 나서 이번 K-리그 27경기에서 16골-15도움을 기록했다.
조 감독은 이동국을 7일 폴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선발로 내보낼 것이다. 선발로 나간다면 적어도 전반 45분 이상은 뛰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동국은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전북에서 와 같은 움직임은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이동국이 골이라는 화룡정점을 하기 위해서는 좌우 측면에 설 지동원 박주영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 이동국 뒤에 설 가능성이 높은 남태희도 잘 해주어야 한다. 마치 전북에서 에닝요, 서정진 이승현 루이스 등이 이동국을 지원하는 것 같이 해주어야 한다.
조 감독은 폴란드전 다음 열리는 UAE와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11일)에서도 이동국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폴란드전에서 기대에 어느 정도 충족시켰을 때를 전제로 한다.
만약 이동국이 UAE전에서 팀 승리에 기여할 경우 조광래 감독은 이동국에게 큰 신뢰를 보낼 것이다. 하지만 이동국이 UAE전에서 해결사 노릇을 못 할 경우 다음달 A대표팀 소집 때 이동국을 다시 차출할 지는 미지수다. 전적으로 이동국이 이번에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